국고를 동원해 비트코인을 사들여 눈길을 끌었던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다. 현지 유권자들은 불안했던 치안을 극적으로 안정시킨 점을 이유로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4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함께 치렀다. 부켈레는 이날 투표 종료 이후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승리를 축하했다.
그는 "우리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대선에서 85%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했다. 이는 전 세계 민주주의 역사에 길이 남을 기록"이라며 "총선에서도 60석 중 최소 58석을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부켈레 재선에는 취임 직후 추진했던 마약 조직과 부패 척결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는 2022년 3월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마노 두라(철권통치)' 작전을 시작하여 약 2년에 걸쳐 7만5천명이 넘는 폭력배를 체포했다.
이어 경찰에게 일단 조직폭력배로 의심되면 영장 없이 체포하도록 지시하고 수도 산살바도르에서 남동쪽으로 약 74㎞ 떨어진 테코루카에 미주 최대 규모의 교도소를 신설했다. 그 결과 2015년 인구 10만명당 105.2건에 달했던 엘살바도르 살인율은 지난해 2.4건으로 크게 떨어졌다.
부켈레는 2021년 9월에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인정하면서 국고를 동원해 비트코인을 사들이기도 했다. 엘살바도르의 경제는 미국 달러를 법정 통화로 사용할 만큼 불안했고 이에 부켈레는 비트코인 투자로 재정마련에 나섰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투자 손익을 추적하는 웹사이트 나이브트래커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투자액은 부켈레의 임기 초중반에 큰 타격을 입었지만 4일 기준으로 투자액 대비 1% 안팎의 수익을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부켈레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조직폭력배 소탕 작전을 벌이면서 구금 중 사망과 고문, 일반인에 대한 무분별한 체포, 영장 없는 가택 수색 등의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부켈레가 편법으로 재선에 도전했다는 비판도 있다. 엘살바도르 헌법에는 6개월 이상 대통령으로 재임한 사람이 10년 안에 다시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연임 금지 조항이 있다. 부켈레는 2021년 자신과 우호적인 대법원 헌법재판부로 부터 "임기 만료 6개월 전에 휴직하면 재선은 가능하다"는 유권 해석을 받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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