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경제 리포트] 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글로벌 경기 봄은 언제쯤

입력 2024-01-31 15:20:09 수정 2024-01-31 19:57:23

댈러스 제조업 지수부터 유로존 GDP까지 엄동설한

미국 텍사스 주의 한 식료품 매장. 연합뉴스

주요 국가의 경제 지표가 속속 발표되고 있지만, 여전히 엄동설한이다. 특히 대부분 지표가 역성장‧저성장 기조를 보이며 글로벌 경제 전망을 차갑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9일(이하 현지시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이 내놓은 1월 텍사스 제조업 지수가 대표적이다.

발표된 지수는 텍사스 주의 전반적인 기업 여건의 상대적 수준을 반영한 지수다. 텍사스는 산업 생산 면에서 캘리포니아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수출의 경우 선두 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미국 경제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평가다.

텍사스 제조업 지수는 전체 미국 경제 상태를 나타내는 선행 지표가 될 수 있을 정도지만 대부분의 지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되며 우려를 키웠다.

핵심 지표인 '생산지수'는 17포인트(P) 하락한 -15.4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중반 이후 최저치다.

다른 제조업 활동 지표 역시 대부분 위축을 나타냈다. '신규 주문 지수'는 –10.1에서 –12.5로 하락했고, '주문 증가율 지수'는 8p 상승했지만 여전히 –14.4를 기록했다. '생산능력 가동률 지수'는 –14.9로 떨어졌고, 출하 지수는 11p 하락한 –16.6으로 나타났다.

기업활동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반기업활동지수'는 –10.4에서 –27.4로 급락했고, '기업전망지수'는 –9.4에서 –18.2로 떨어졌다.

유로화 표시.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 주의 한 식료품 매장. 연합뉴스

특히 식품 제조 분야가 힘들어 질 것으로 예상됐다. 텍사스 식품 제조 기업들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불황과 물가상승 등 복합 문제) ▷원자재 비용 증가 ▷인건비 문제 ▷정치적 격변 ▷지난해 가뭄으로 인한 문제 등 어려움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시장도 전망이 어두웠다. 고용지수는 7p 하락한 –9.7로 202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수와 함께 발표된 조사에서도 '채용 계획'에 질문에 긍정 답변은 47.9%로 나타나며, 지난해 7월 52.2%보다 줄었다.

다만, 향후 제조 활동에 대한 기대는 개선됐다. 미래생산지수는 10p 오른 21.7로 기록됐다.

30일에는 일본의 2023년 실업률도 발표됐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일본 실업률은 2.4%로 전월 대비 0.1p 개선되는 데 그쳤다. 지난해 평균 실업률은 2.6%로, 전년도인 2022년과 동일했다.

지난해 연평균 취업자 수는 6천747만명으로, 전년 대비 24만명 증가했고 연평균 실업자수는 178만명으로, 지난해 대비 1만명 줄었다.

다만 일본은 취업자 수가 증가한 점을 들어 개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연평균 실업률이 코로나19 전 수준까지는 돌아오지 않고 있지만,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는 점에서 개선 여부를 주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로화 표시. 연합뉴스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발표됐다.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역성장은 면했지만 여전히 부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비용이 급등한 점과 유럽중앙은행(ECB)의 고금리, 국가별 고용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GDP에 반영됐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20개국의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이 0.1% 증가했다. 0.1% 감소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에도 최악의 부진은 면했다. 하지만 직전 분기인 3분기에 0.1% 감소한 점 때문에 유로존 GDP는 제로(0.0%) 성장에 그치게 됐다.

유럽 ​​최대 경제국으로 꼽히는 독일은 지난해 4분기에 오히려 GDP가 0.3% 쪼그라들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독일 경제 전문가 클라우스 미셸센은 "2023년 독일은 진정한 의미에서 '경제 환자'였다"며 "여전히 독일 경제가 심각한 구조적 문제에 직면해 있고 국제 경쟁에서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도 지난해 4분기 0.0% 성장에 그쳤다. 3분기 역시 0.0%를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변동이 없었다. 다만 프랑스는 독일처럼 역성장이 아닌 점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프랑스통계청(INSEE)의 장 뤽 타베르니에 사무총장은 프랑스 언론 인터내셔널(France International)과의 인터뷰에서 "2023년 상당히 심각한 둔화 이후 우리는 경기 침체 없이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로존 주요국들이 역성장 하거나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예상 치와 다르게 성장한 국가도 존재했다.

이탈리아의 지난해 4분기 GDP는 내수 부진에도 불구하고 0.2% 증가해 예상치 0%를 넘어섰다. 스페인 경제도 4분기 GDP가 0.6% 증가해 0.2%에 대한 기대치를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