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국가산단, 달성지방산단, 테크노폴리스 등 낙동강 따라 산업 생태계 확장
대구 미래 중심 달성, 최재훈 군수 "달성이 대구의 미래를 화려하게 수놓겠다"
앵커기업 유치, 제조창업 활성화,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 등 해결 과제도 산적
대구 경제가 청룡의 해, 갑진년을 맞아 '용틀임'하고 있다. 대구시가 5대 신산업 중심의 경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특히 미래모빌리티, 로봇 등 유망 신산업 분야 기업들이 대구 국가산업단지를 기반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대구시는 제1·2국가산단과 달성지방산단, 테크노폴리스 등 낙동강을 따라 산업 생태계 확장에 나서면서 대구 미래 50년 발전을 견인할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달성군이 있다. 최재훈 달성군수는 "대구시가 지역의 미래 50년을 먹여 살릴 신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미래모빌리티와 로봇 산업에서 달성군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절대적이 되고 있다. 달성이 대구의 미래를 화려하게 수놓겠다"고 약속했다.
◆미래모빌리티 산업의 메카, 제2국가산단
대구 달성군 구지면 일원에 조성된 제1국가산단은 지역 경제성장의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제1국가산단 누적 매출액은 4조9천223억원으로, 연간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6년 준공된 1단계 구역 입주율은 90%에 육박한다.
인근 화원읍·옥포읍 일대에 들어설 대구 제2국가산단 조성도 올해 본 궤도에 오른다. 대구시는 미래모빌리티, 로봇 등 신산업 중심의 산업단지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해 유치에 성공한 '모빌리티 모터 소부장 특화단지' 조성 사업은 제2국가산단의 핵심이다. 전동모터는 배터리와 더불어 전기차의 구동에 필수적인 핵심 부품으로 향후 잠재력이 높은 분야로 꼽힌다. 모터의 출력과 회전, 소형화가 미래모빌리티의 효율을 결정하는 만큼 기술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산된다.
이에 시는 제2국가산단을 모터의 중심지로 육성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희토류 영구자석을 양산하는 성림첨단산업, 모터코어를 제작하는 고아정공, 현대차에 모터 모듈을 공급하는 경창산업 등 산업을 주도할 '앵커기업' 7곳이 향후 10년간 1조원 규모 이상의 투자를 확정했다. 향후 전기차 모터생산 밸류체인(가치사슬)을 형성해 전기차 모터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구시는 국가산단 내 기업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투자지원협의체, 실무지원단 등 전담조직을 구성해 원스톱 투자지원에 나선다. 지역 내 지원기관과 협업 시스템을 구축해 대상 기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기업 전담 창구를 통해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투자를 활성화한다.
또 국가산단에는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주목받는 UAM(도심항공교통) 산업 생태계가 조성된다. 현재 국내 UAM산업의 경우 초창기 단계로 기술개발 및 제조 기반을 선제적으로 마련할 경우 선점 효과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대구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손잡고 UAM 전기추진체 국산화에 적극 나선다.
모터는 전기차뿐 아니라 UAM의 핵심 부품으로 산업단지 입주 기업과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모터 소부장 특화단지 선정이 UAM 산업 인프라 구축에 촉매제가 된 셈이다. 아울러 UAM 비행체 구성품 단위 인증지원 센터 설립해, 제조부터 인증까지 UAM 산업 전 과정에 대한 지원 체계를 확립할 예정이다.
◆산적한 과제와 해결방안
제2국가산단을 중심으로 한 산업체질 개선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명확한 발전방향 설정과 전략 수립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산업 간 연계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은 "제2국가산단 미래 첨단산업의 경우 글로벌 기술 트렌드, 세계 시장의 영향이 즉각 반영되기에 기술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면서 "특히 대구경북신공항 건립에 발맞춰 항공물류의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어야 한다. 각 산단의 특성을 반영하고,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방안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박 원장은 "분야별 산업을 주도하는 앵커기업을 유치하는 게 중요하다. 과감한 규제 개선, 인센티브 제공으로 기업 투자를 활성화한다면 지역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며 "또 현재 가장 큰 화두가 되는 기술인 인공지능(AI)은 모든 산업을 관통하는 가장 중요한 기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 내 AI 플랫폼을 구축해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내 제조창업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가가치가 높은 신산업 분야 제조기업이 고용 창출 등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도가 더 높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스마트 팩토리 등 디지털 전환 전략 시행도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지역혁신과 산업단지의 동행-대경권편' 보고서를 통해 "지역 청년인구 유출 수준이 높은 것은 산업구조와 연관이 깊다"면서 ▷산업단지 기반 정책 거버넌스 구축 ▷창업보육과 성장단계 사이 단절된 정책 지원 해소 ▷중소기업 디지털 전환의 수용성 높이기 위한 통합 플랫폼 구축 ▷일하고 싶은 혁신 공간으로 산업단지의 새로운 정체성 수립 등을 제시했다.
◆미래 성장동력 로봇테스트필드
대구 유가읍 테크노폴리스 일원에 조성되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에 대한 기대도 크다. 올해부터 오는 2028년까지 5년간 총 사업비 약 1천997억원이 투입되는 대형 국책 사업으로,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한 차례 고배를 마셨으나 작년 8월 재도전에 성공했다.
로봇테스트필드 사업은 로보틱스 분야 제품·서비스의 실증을 지원하는 인프라 및 시스템을 조성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대규모 테스트베드를 기반으로 실증을 진행해 세계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기업을 배출한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로봇 산업의 경우 향후 10년 이내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생산인구 감소와 제조공정 혁신, AI 기술의 발전 등으로 기술의 성장과 급격한 수요 증가가 전망되는 분야다. 다만 규제의 장벽으로 실증·인증을 시행하는 데 제약이 큰 탓에 산업 발전에 한계가 분명했다.
국내외 로봇기업들은 실증 인프라 부재로 사업화에 차질을 겪었다. 로봇테스트필드 사업을 통해 대규모 실증 인프라를 구축할 경우 신산업의 거점이 될 수 있다는 게 대구시의 설명이다.
자동차부품, 기계·금속 등 제조산업 기반이 조성돼 있고, 이미 현대로보틱스를 비롯해 200여 개의 로봇기업이 포진해 있어 최적의 입지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는 로봇산업 가치사슬 확장 및 상생시스템, 5G기반 첨단제조로봇 실증센터 등 독자적인 지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올해 상반기 테스트필드 구축 관련 상세한 계획을 제시하고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도전 과제
대구 제1국가산단 내 물산업 집적단지인 물산업클러스터도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입주기업 매출액은 1조2천146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수출액은 27% 증가한 750억원으로 집계됐으며, 종사자 수 역시 22% 늘어난 3천793명을 기록했다.
매출액 100억원을 달성한 기업은 36곳에 달한다. 창업 7년 미만 신생기업의 매출액은 2020년 7억원에서 2022년 38억원으로 급등했다. 스타트업 육성 지원 사업의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는 디지털 전환과 탄소중립, 해외 현지 성능평가 등 사업화 프로그램을 마련해 강소기업을 발굴하는 데 힘쓰고 있다. 또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지원사업을 통해 베트남 현지 프로젝트 공동 진출을 도모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이정곤 국가물산업클러스터기업협의회장은 "물산업은 '블루골드'(Blue Gold)라는 별칭이 붙을 만큼 잠재력이 높은 산업이다. 대구는 물산업 가치를 미리 알아보고 선제적으로 산업단지를 조성한 유일한 도시"라며 "이 분야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면서 주도권을 유지하려면 꾸준한 관심과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대구가 물산업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산·학·연 연계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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