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이선균씨에 대한 최초 경찰 수사는 유흥업소 실장이 아닌 배우 출신 협박범의 제보로 시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지난해 9월 10일 유흥업소 종업원의 전 남자 친구로부터 "업소 실장인 A씨(30·여)가 전 여자 친구한테 필로폰을 주사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내사(입건 전 조사)에 들어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경찰은 배우 이씨가 해당 사건과 연관이 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 역시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경찰이 이씨 관련 제보를 처음 받은 시점은 이로부터 한 달 후인 지난해 10월 10일쯤이다.
과거 배우로 활동했던 B씨(29·여)는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 사무실에 직접 찾아가 A씨의 머리카락을 마약 투약 증거물로 제출했다. 이와 함께 휴대전화 녹취 등을 바탕으로 이씨의 마약 투약 의혹도 함께 제보했다. 당초 이씨의 마약 의혹을 처음 경찰에 털어놓은 인물은 A씨라고 알려졌었다.
B씨는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었고, 전과 6범인 A씨와는 교도소에서 알게 된 사이다. 이후 A씨의 아파트 윗집에 살면서 친하게 지냈으나, 관계가 악화하자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이씨에게 5천만원을 뜯은 협박범이 B씨라는 점도 이후에 밝혀졌다. B씨는 공갈 혐의로 지난달 말 구속됐다.
경찰은 내사 단계에서 이씨의 혐의가 새어나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A씨는 지난해 10월 18일 경찰에 붙잡혔고, 이씨는 그보다 나흘 앞선 10월 14일에 이미 마악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는 것이다. 이씨에 대한 보도가 처음 나온 시점은 10월 23일이다.
인천경찰청이 이번 마약 사건으로 수사하거나 내사한 10명 가운데 A씨 등 6명의 조사는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씨의 수사는 사망으로 인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예정이며 가수 지드래곤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A씨 등 나머지 4명은 검찰에 송치됐고, 이들 가운데 2명은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은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남은 입건자 1명의 수사도 곧 마무리 지을 예정이며, 내사자 3명을 수사 대상으로 전환할지는 계속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