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청조씨가 범행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으로 자신의 경호실장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모씨와 전 펜싱 국가대효 남현희씨를 지목했다.
전씨는 15일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병철)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범행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이 누구냐"는 검사의 신문에 "이씨와 남현희"라고 증언했다.
이씨는 지난해 2월쯤 전씨에게 고용된 이후 경호원 역할을 하면서 피해자들이 자신의 계좌로 입금한 21억9천만원 상당의 투자금을 전씨의 지시에 따라 사용하거나 이체했다는 혐의(사문서 위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를 받는다.
전씨가 지난해 4월 서울 송파구 소재 고급 오피스텔인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3개월 단기 임차했을 때도 이씨 명의를 쓴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가 남씨에게 건네준 것으로 알려진 '가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블랙카드도 이씨 명의로 된 카드였다.
전씨는 "이씨는 제 고향 친구와 선후배 사이"라면서 "그래서 다른 사람과 달리 친근감이 느껴졌고 그 이후 함께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또 피해자 중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박모씨로부터 투자금 일부를 미국 달러로 편취해 "이씨와 남현희, 저 이렇게 셋이 나눠서 환전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이씨 측은 일관되게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전씨의 실체를 사전에 알지 못했고 단지 고용인인 전씨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씨는 "(다른 경호원들이) 사기 전과 사실이 있다고 하는데 사실인지 전씨에게 물어봤고 전씨가 '맞는데 양어머니 A씨 때문에 생긴 일이니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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