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TY홀딩스·SBS 주식' 담보로 워크아웃 불씨…채권단 일단 '긍정'

입력 2024-01-09 17:53:19 수정 2024-01-09 17:56:48

윤세영 창업회장 기자회견, 채권단 추가자구안 압박에 입장 선회
산은 "채권단, 태영그룹 추가 자구안 긍정적 반응 신속 추진해야"
여전히 남은 채권단 불신 종식도 관건

태영그룹 윤세영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워크아웃 관련 추가자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태영그룹 윤세영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워크아웃 관련 추가자구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이 채권단 추가자구안 압박에 결국 손을 들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직접 나서 TY홀딩스와 SBS 주식을 담보로 내세워 태영건설을 꼭 살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채권단도 우선은 윤 회장이 직접 밝힌 자구안에 일단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워크아웃의 불씨를 살렸다.

다만, 앞서 한차례 깨진 신뢰로 인한 불신감을 종식시켜야하는 과제는 남았다.

윤 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에 대한 자구노력과 관련, "채권단의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자구 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부족할 경우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태영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에코비트 등 주요 계열사 매각 또는 담보 제공을 골자로 한 기존 자구계획 이외에도 다른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 제공을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해 태영건설에 투입할 계획을 밝힌 셈이다.

앞서 태영그룹은 지난 3일 채권단 설명회에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태영건설 납입, 에코비트와 블루원, 평택싸이로의 매각 또는 담보제공을 통한 지원 등 4가지 자구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SBS 지분 매각에는 사실상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태영 측은 그동안 SBS 지분 매각 문제에 대해 방송법상 대기업 지분 제한과 방송통신위원회의 최대주주 변경 승인 등의 제약이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윤 회장은 워크아웃 신청 후 자구계획 이행과 관련해 "'일부 자구계획의 미이행' 논란을 자초하기도 했으나, 다시 자금을 마련해 전액 태영건설에 더 투입했다"며 오해와 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해 사과했다.

앞서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1천54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겠다는 내용의 자구계획을 밝혔다가 매각 자금 가운데 890억원을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관련 연대보증 채무를 갚는 데 쓰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채권단은 반발했고,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까지 제기됐다.

태영그룹은 논란 끝에 전날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890억원을 추가로 태영건설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윤 창업회장은 "태영건설이 지금 어려움을 겪는 것은 우선 저희 욕심이 과했던 탓이 크고, 더불어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같은 요인 때문에 기존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롤-오버가 안됐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PF 사업장 중 정리할 곳은 과감히 정리하고, 건실한 사업장들은 살려서 사업을 잘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 내용에 채권단은 우선 '긍정'의 메시지를 보내면서도 자구 계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워크아웃 절차 중단에 대한 경고도 잊지않았다.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발표한 추가 자구 계획과 계열주의 책임 이행 의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시장 신뢰를 회복할 출발점이 될 것이다"며 "태영그룹은 태영건설 관리를 빈틈없이 하고, 오늘(9일) 발표한 내용을 신속하게 추진해 수많은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역시 같은날 "태영건설의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필요시 계열주가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SBS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라고 평가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