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폐기물 위험도 살피는 '방폐물 정밀분석센터'…내년 말 가동 목표, 6월 완공

입력 2024-01-12 13:48:05

방사성폐기물 정밀 분석해 안전관리 돕는 원자력환경공단 산하 기관
작년 12월 말 기준 공정률 75%, 공사 순항 중…연간 운영비 5억원, 직원 14명 근무 예정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 핵심 중 하나…경북서 원전 개발·해체·안전관리까지

방사성폐기물 정밀분석센터 조감도. 경북도 제공
방사성폐기물 정밀분석센터 조감도. 경북도 제공

국내 원전에서 배출하는 폐기물의 특성을 정밀분석하는 국가기관 '방사성 폐기물 정밀분석센터'(이하 방폐물 분석센터)가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오는 6월 완공된다. 원전 건설에서 폐기까지 전 과정 기술을 경북 동해안에서 가꿀 밑거름을 확보했다.

12일 경북도와 한국원자력환경공단에 따르면 2022년 8월 착공한 방폐물 분석센터의 공정률이 지난해 연말 기준 75%에 도달했다. 방폐물 분석센터는 방폐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려는 목표로 정부가 2021년 중기사업계획에 반영하고서 127억원을 들여 경주 문무대왕면 일대 1만5천㎡ 부지에 연면적 2천698㎡, 4층으로 짓는 시설이다.

센터는 내년 연말쯤 정식 가동한다. 지난해 3월까지 건축물 대부분의 마감 및 기계·전기공사를 마쳤으며 오는 6월 완공한다.

완공 후 1년 6개월 동안은 방폐물 분석 절차를 확립하고 직원 등 전문인력에 기술교육을 한다. 방사성동위원소(RI) 폐기물을 관리·처리할 수 있는 사용허가를 얻고 해당 폐기물을 분석할 국산 장비를 구매 및 검증한다.

연간 예산은 5억원, 근무 직원은 14명에 이를 전망이다. 센터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고시한 해체 폐기물 필수 규명 핵종 14개를 교차분석한다. 아울러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시험능력 인증을 받고 국외 숙련도 시험에도 참여한다.

장기적으로는 원전해체폐기물 분석 기술을 추가 확보하고서 국내 소규모 분석기관에도 난분석핵종에 대한 분석기술을 이전할 예정이다.

방폐물 분석센터는 2015~2018년 경주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에 반입된 폐기물 2천600드럼 가운데 2천111드럼에서 핵종과 방사능 농도 오류가 발생하자 방폐물 분석 오류를 막고 이를 더욱 안전하게 관리하고자 도입한 국가기관이다.

그간 경북에서는 원전과 방폐물이 밀집한 데 비해 과실은 많지 않다는 원성이 컸다. 경북은 경주 6기, 울진 6기 등 국내 가동 원전(25기) 절반에 해당하는 12기의 원전을 갖고 있다. 백지화했던 영덕 2기(천지 1·2호기) 사업계획까지 부활하면 14기에 이른다.

그러나 국내 원자력 안전 및 연구개발 기관이 20곳 가운데 경북에 설치한 것은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경주) 1곳뿐이었다. 2022년 원전 해체산업이 본격화하면서 지역 방폐장에 반입될 대규모 폐기물의 안전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런 가운데 방폐물 정밀분석센터가 문을 열면 경북은 원전 개발에서 해체, 폐기물 안전관리까지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동해안 원자력 클러스터' 중추로 입지를 다진다. 문무대왕과학연구소(2025년 준공)가 SMR(소형 모듈 원자로) 등 차세대 원전 기술을 확보하고, 세계 최초 중수로해체기술원(2026년 준공)이 글로벌 원전 해체 시장을 선도한다.

국내 원전 30기, 60만 드럼을 해체해 발생하는 경제유발효과 18조3천억원 가운데 경주에는 3조9천억원, 도내에는 8조7천억원이 넘는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경북도는 보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원전 산업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발전시설 건설뿐 아니라 해체와 방폐물 안전관리까지 다양한 기술을 두루 갖춰야 한다. 경북이 그 핵심이 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