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85개 구간 통행금지…"낙석·산사태 위험에 복구 늦어져 물도 식품도 부족"
전기·수도·통신서비스 제공도 차질…日정부, 뱃길로 물자 수송
규모 7.6의 강진이 강타한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반도의 교통망과 사회기반시설 복구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구조 활동도 차질을 빚고 있다. 또 이날 인명 구조 '골든타임' 72시간이 지나면서 사망자 증가도 우려된다.
4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토반도 해안을 따라 조성돼 '노토의 대동맥'으로 불리는 국도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통행이 제한돼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전날 낮 기준으로 국도와 지방도로 85개 구간이 통행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강진 피해가 큰 와지마(輪島)시와 스즈(珠洲)시에서는 도로 상황을 아예 파악할 수 없는 곳도 있어서 실제로 다닐 수 없는 길은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아사히신문은 "노토반도에는 간선 도로가 적고, 폭이 좁은 도로가 모세혈관처럼 뻗어 있다"며 "산과 바다에 둘러싸인 험준한 지형이고 낙석과 산사태 위험이 있어 쉽게 복구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짚었다.
산케이신문도 피해 지역으로 갈 수 있는 길을 여럿 확보할 수 있었던 2016년 구마모토 지진 때와 달리 노토반도는 도로가 한정적인 데다 이마저도 다수 끊어졌다고 전했다.
도로 교통망도 시급히 정비되지 않아 물자 수송도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카구치 시게루 와지마 시장은 "물도 식품도 전혀 충분하지 않다"고 호소했다. 노토반도에 있는 편의점 일부는 휴업 중이고, 우편물과 택배 배송도 지연되고 있다. 휘발유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전기와 수도, 통신망을 여전히 이용하지 못하는 주민도 적지 않다. 이시카와현에서는 3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고, 이시카와현과 주변 지역 11만 가구는 단수를 겪고 있다.
와지마시와 스즈시 일부 지역에서는 휴대전화 통화와 데이터 송수신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로 이용이 여의치 않자 일본 정부는 선박과 헬리콥터 등을 활용해 물자를 수송하고 있다.
한편, 지진에 따른 사상자 수도 늘고 있다. 사망자는 4일 현재 78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 사망자 수는 와지마시 44명, 스즈(珠洲)시 23명, 나나오(七尾)시 5명 등이다. 사망자 발생 지역은 모두 이시카와현에 있다.
부상자는 전날까지 396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도 이시카와현에서 323명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무너진 건물 아래에서 기다리는 분이 다수"라며 "구조 요청이 약 130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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