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누적된 긴장 '임계점' 도달 관측
이란 대리세력 넘어 '몸통' 때린 대형테러 악재 돌출
국제사회 좌불안석…"이란, 확전위험 각오할 정도로 분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으로 확전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주변부 교전을 넘어 레바논 공습과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폭탄 테러까지 불거지면서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오후 2시 45분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동쪽으로 820㎞가량 떨어진 케르만주의 주도 케르만시 순교자 묘역에서 솔레이마니 사령관 추모식이 진행되는 도중 약 700m 거리의 도로에서 큰 소리와 함께 폭발이 발생했다. 이어 10분쯤 뒤 묘역에서 1㎞ 떨어진 지점에서 두 번째 폭발 시간차를 두고 일어났다.
이란 당국은 이 폭발로 최소 95명이 숨지고 211여 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했다. 이란은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 이날 폭발 사고가 외부세력에 의한 '테러'로 규정하고 그 배후에 대해 이스라엘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번 추모식에서 발생한 대규모 폭발의 배후 세력을 향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보복을 다짐했다.
영국 가디언은 "이번 폭발이 누구 책임인지 아직 불확실하지만 누가 배후이더라도 그에 대한 분노에 역내 전쟁을 촉발할 위험을 각오하겠다는 의향이 내포돼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전날에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3인자인 살레흐 알아루리 정치 부국장이 공습에 살해됐다. 미국 국방 당국자들은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미국 현지언론에 확인했다. 알아루리 부국장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하마스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던 핵심 인사였다. 일단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이 남의 영토를 버젓이 폭격했다는 점을 들어 레바논 주권을 훼손했다며 복수를 경고했다.
국제사회는 작년 10월 7일 하마스아 이스라엘 전쟁 발발 뒤 줄곧 확전 가능성을 경계해왔다. 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확전 가능성은 높아지는 상황이다.
확전의 주요 변수로는 하마스를 지지하며 반서방 전선을 주도하는 이란의 대응과 그 대리세력들의 돌출행동이 거론된다. 이란의 최대 대리세력으로 불리는 레바논 헤즈볼라는 개전 이후 이스라엘 접경지에서 직접 교전을 되풀이하고 있다.
시리아 내 친이란 무장세력도 이스라엘에 로켓 공격을 가했고 이스라엘은 이에 공습으로 반격하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서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후 미군기지를 겨냥한 친이란 무장세력의 도발이 급증했다.
예멘의 친이란 반군인 후티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한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공격하고 있다. 미국은 주요 무역로를 수호한다며 홍해에 다국적군을 강화했으나 후티의 공격은 그 뒤로도 지속됐다. 급기야 지난달 31일에는 미군 헬기가 민간 선박을 공격하는 후티와 직접 교전하는 악재까지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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