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짜리 시계인데 조심하시지"…PC방 돌며 수리비 갈취한 손님

입력 2023-12-30 17:58:41

한 PC방서 피해자만 5명…다른 곳에서도 범행한 것으로 드러나

PC방에서 옆자리 손님에게 고의로 시계를 떨어뜨리도록 유도한 뒤 수리비를 요청한 남성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남성의 범행 장면. SBS 보도화면 캡처
PC방에서 옆자리 손님에게 고의로 시계를 떨어뜨리도록 유도한 뒤 수리비를 요청한 남성이 누리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남성의 범행 장면. SBS 보도화면 캡처

PC방 옆자리 사람에게 자신의 억대 시계를 떨어트렸다며 수리비를 받아 간 남성이 알고보니 일부러 시계가 떨어지도록 해놓고 돈을 뜯어내는 상습범인 것으로 밝혀졌다.

30일 SBS 보도에 따를면, 자리가 대부분 비어 있는 새벽 시간의 PC방에서 한 손님이 자리를 잠시 비운 사이 30대 남성 A씨가 옆자리에 앉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됐다.

A씨는 자신의 손목에서 시계를 풀고 다른 손님 옷 위에 놓아둔 뒤 자리를 떴다.

돌아온 손님은 자신의 옷을 정리하다 뭔가 떨어진 듯 몸을 숙여 주웠다.

그러자 A씨가 다시 나타나 이 손님에게 자신의 시계를 떨어뜨렸으니 수리비를 달라고 요구했다.

시계값이 2억에 달한다는 말에 손님은 놀라 100만 원을 A씨에게 건넸다.

이후 이상함을 느낀 손님은 CCTV를 확인한 후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PC방 직원은 "시계를 숨기고 (한 것을) 피해자들은 모르지 않나. (옷을) 치워주는 과정에서 시계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A씨의 시계 수리비 요구는 이번 한 번이 아니었다.

조사 결과 A씨는 이 PC방에서만 모두 5명에게 동일한 수법으로 돈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 피해자는 500만원을 송금하기도 했다.

피해자 중 한 명은 "제 옷을 치웠는데 시계를 떨어뜨린 척을 하면서 조심 좀 하시지 이런 말을 했다"고 밝혔고 또 다른 피해자는 "1억 8천(만 원) 주고 샀다고 하면서 보증서까지 보여주고. 너무 당황스러우니까 일단 있는 돈으로 드렸다"고 설명했다.

PC방 사장이 경찰에 신고했더니 A씨는 이미 다른 PC방에서도 비슷한 일을 벌여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