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내년 연말 물가상승률 2% 근접" 금리 인하 신호 될까

입력 2023-12-20 19:47:51 수정 2023-12-20 19:50:11

한국은행,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발표
내년 상반기 3.0%→하반기 2.3%→2025년 상반기 2.1% 전망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해 내년 연말 목표치인 2%에 가까운 수준까지 낮아질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 금리 인하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20일 한국은행은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내고 "이번 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달(3.3%)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진 뒤 둔화하며 내년 연말 2% 부근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반기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내년 상반기 3.0%(근원물가 2.6%), 하반기 2.3%(2.1%), 2025년 상반기 2.1%(2.0%)로 제시했다. 한은은 단기적으로 크게 올랐던 유가·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지난 10월 3.8%에서 지난달 3.3%로 둔화했으나 앞으로도 이처럼 빠른 하락이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물가 상방 위험 요인으로는 국제유가 재상승과 기상 이변에 따른 국제식량 가격 인상 등을 지목했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 지속과 지정학적 정세 불안 등으로 유가가 다시 오르거나 기상 악화로 일부 농산물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물가 상승률 둔화 흐름이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년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데 더해 물가 상승률이 하락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자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미 연준이 내년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 건 사실"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이 크고 노동 비용도 여전히 높은 점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을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한 '라스트 마일'(목표에 이르기 직전 최종 구간)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며 시장 기대감을 경계했다.

이 총재는"금리 인상 영향이 지속되면서 물가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물가 오름세가 목표 수준(2%)을 크게 웃돌아 인플레이션에 대한 긴장을 늦추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미국 기준금리 전망에 관한 시장 반응을 두고는 "본격적인 인하 논의를 시사하는 게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이 과잉 반응하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20일
한국은행이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통해 내년 연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 부근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국은행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