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업인!] <58>송창근 이도산업 대표 "오뚜기 차선분리대로 안전지킴이 될 것"

입력 2023-12-13 14:38:03 수정 2023-12-13 19:01:47

"무단횡단 사고 이제 그만!" 오뚝이 처럼 다시 복원되는 차선분리대 첫 개발
지난 여름철 넘어진 차선분리대 "내구연한 지난데다 비 영향으로 인해 가수분해된 것"
"재발 방지위해 배수 기능 갖춘 신제품 개발"

11일 송창근 이도산업 대표이사가 회사에서 개발한 도로 차선분리대 등 도로안전시설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11일 송창근 이도산업 대표이사가 회사에서 개발한 도로 차선분리대 등 도로안전시설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도로에서 발생하는 무단 횡단 사고는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경각심이 요구된다. 실제로 지난해 무단횡단 교통사고는 전국적으로 6천여 건이나 발생한 데다, 26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사고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를 미연에 방지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인 지역 업체가 있어 눈길을 끈다. 2002년 설립해 무단횡단 방지용 차선분리대를 최초로 개발한 이도산업이다. 송창근 이도산업 대표를 만나 무단횡단방지용 차선분리대의 중요성과 앞으로 사업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기업의 시작점은.

▶㈜이도산업은 2002년에 설립해 금속울타리 펜스, 시선유도봉, 볼라드 등을 제조하는 도로안전시설물 전문 기업이다.

회사 설립 당시 무단횡단방지용 시설물에 대한 개념이 전혀 없던 시기였다. 그때 잦은 무단횡단 사망 사고가 발생했는데, 그 해결책을 놓고 경찰과 지자체가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 활동을 이어가다 보니 20년이 흘렀다.

당시 도로 폭이 좁은 도심지에 콘크리트나 금속 재질의 중앙분리대를 설치할 수 없어 경찰이 인도의 가로수와 가로수 사이에 로프를 걸어 무단횡단금지 팻말을 달아두곤 했다.이것을 본 회사 설립자인 이희목 대표가 차량의 충돌에도 제품과 차량이 파손되지 않고 휘어졌다가 오뚝이처럼 다시 복원되는 제품을 개발해야겠다고 마음먹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연구에 몰두하여 만들어 낸 것이 무단횡단방지용 차선분리대다. 처음엔 세상에 없던 혁신제품이라 조달품명과 물품분류를 무엇으로 해야 할지 관공서를 고민하게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는 발광형 교통안전표지도 새롭게 기술 개발해 사업의 다각화와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임직원수는 15명정도로 그다지 많지 않지만, 개개인들이 회사의 주인이라는 각오로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도산업만의 강점·주력기술력은.

▶처음으로 무단횡단방지용 차선분리대를 개발했다보니 가장 많이, 가장 오랫동안 투자하고 연구해 왔다. 그만큼 이 제품의 장단점을 많이 알고 있다.

부서지지 않고 오뚜기처럼 다시 복원되는 차선분리대인만큼 사업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잘 부서져야 자주 팔고 많이 팔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경도가 높고 순도가 낮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폴리우레탄 재질을 사용하면 제품의 내후성을 높일 수 있지만, 복원력은 없어 충격을 흡수하지 못하고 쉽게 파손된다. 더욱이 차량 손상 및 2차 피해 우려, 재사용도 불가능해 오히려 쓰레기를 발생시키고 친환경 적이지 못하다. 이밖에 파손된 잔해물을 치우는 등 유지보수 예산도 상당히 들어간다는 단점도 있다.

그렇기에 우리 제품은 기계적 강도가 높은 고순도의 재질을 사용했고, 조립결합부의 내구성을 올리는 특허구성을 제품에 그대로 적용했다. 투입되는 비용이 높아도 이윤보다는 사명감으로 제품을 만들었다. 실제로 여러 제품과 비교해 보고 상대적으로 유지보수비를 절감하고 부서지지 않아 안전한 제품이 있다는 것을 알고 우리 제품을 찾는 일선의 공무원들을 발견할 때는 큰 위안이 됐다.

사실 지난 여름 도로에서 전도된 제품은 그 오랜 세월을 견디는 동안 유지보수 예산을 상당히 절감시켜 준 효자제품이다. 폴리우레탄 재질의 내구연한이 다 되어 전도된 것인데 마치 불량한 제품인 듯 오해를 받을 때는 너무나 억울하기도 했다.

-신제품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나서기까지.

▶이상기후에 견디는 신제품을 개발해 국내 140여개 차선분리대 제조회사 중 우리가 가장 먼저 수출시장에 뛰어들었다. 추운 러시아, 더운 사우디아라비아, 그리고 강수량이 많은 베트남 등 다양한 기후의 국가들에도 수출했다.

2014년부터 시작한 차선분리대 해외 거래처 중 2년전 쯤 베트남에서 A/S요청이 왔다. 현지에 가서 보니 고온 다습한 기후에서는 폴리우레탄 재질의 제품수명이 짧아진다는 것을 확인하고 가수분해를 방지하는 소재 연구에 몰두했다.

결국 폴리우레탄의 수명은 5년정도로 보는 것이 합당했다. 경쟁회사에서는 이러한 고민을 상상조차 할 수 없던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그때부터 현지 바이어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상황을 수시로 체크했고, 최근까지도 그곳에서는 제품이 멀쩡하다는 소식을 접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결국 온도보다는 수분(물)이 더 큰 원인이라는 것을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부터 제품 속에 수분을 함유하지 않고 배출시키는 기술개발에 더 속도를 냈고, 이상기후에 견디는 특허기술로 인정받아 지난 11월 말에 우수발명품으로 지정받았다.

우수발명품은 발명진흥법에 따라 특허청장이 지역은 물론 전국 각 지자체에 우선구매하도록 추천하는 제품이다. 차선분리대 시장에서 우수발명품으로 지정받은 것은 우리회사가 유일하다.

지난 여름에 전도되던 제품의 문제점을 완전히 극복하고 이상기후에 견디는 신발명품으로 인정받게 되어 참으로 감개무량하다. 우리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연구에 몰두해서 친환경 신소재 및 IT산업 환경에 걸맞는 또 다른 제품도 개발할 것이다.

베트남 기후에 오랫동안 견딜 수 있는 제품은 수분이 배출되는 기술 이외에 또 다른 기술이 필요한데 이것도 최근 당사 연구소에서 개발에 성공했다. 국내도 이 기술을 받아들이고 관련 규정을 조금 손질한다면 차선분리대 시장에 투입되는 예산이 훨씬 더 절감될 뿐만 아니라 다양한 효과성을 현장에서 입증할 것이라 확신한다.

-대구 서구와 군위군의 생산공장은 각기 어떤 일을 담당하나.

▶우선 군위공장에서는 차선분리대와 디자인펜스를 생산하고, 서구에서는 태양광을 활용한 발광형 교통안전표지를 생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경북에 본사를 둔 자회사를 설립해 다각도로 기술 협력을 이끌고 상생하기 위해 서로 힘을 맞대고 있다. 국가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을 위해 우리 기업이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 특히 친환경과 신재생에너지 저변확대를 위해서 요즘은 태양광분야에도 많은 연구를 하고 있다.

송창근 이도산업 대표이사.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송창근 이도산업 대표이사. 성일권 기자 sungig@imaeil.com

-앞으로 성장을 위해 어떤 준비 중인지.

▶해외시장개척은 언제나 기대되는 분야다. 국내시장은 그야말로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7년전 부사장시절인 2016년 기업대표들 회의에 참석했다가 수출협회를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설립추진을 해보겠다고 손을 들었다.

당시 참여했던 사람 대부분이 기업 대표들이었는데 부사장자격으로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과거 프로야구 삼성라이온즈 구단 근무 시절에도 'NEVER GIVE UP'이라는 인생모토로 계약이 불가능하게 보였던 선수도 스카우트한 경험과 오랫동안 해외를 누비던 감각을 활용해서 수출시장개척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받아준 것이다.

현재 전국규모인 한국G-PASS기업 수출진흥협회는 매우 왕성한 활동으로 많은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을 돕고 있고, 협회 설립추진위원장겸 부회장으로 수출시장개척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차선분리대와 발광형 교통안전표지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심혈을 기울여 건설하고 있는 네옴시티에 진출시키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이다. 우리 제품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현지의 바이어도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어 전망이 매우 밝다. 협회 소속 국내 기업의 우수한 제품들도 해외시장에 적극 홍보해서 상생할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고자 한다.

또 회사가 직원들에게 충분한 대우를 누릴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회사 주식을 전 직원들에게 나누는 방법을 마련하고자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