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천국 만들어 한국 이커머스‧물류센터 시장 노린다…배송센터 확대 나서는 ‘알리’

입력 2023-12-13 10:38:55 수정 2023-12-13 14:21:55

중국 이커머스 전문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 로고.
중국 이커머스 전문업체인 알리익스프레스 로고.

알리 익스프레스가 배송센터 확대를 통한 빠른 배달을 무기로 한국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을 알리에서 판매 하는 제품의 배송천국으로 만들어 고객들을 적극적으로 유인 하겠다는 것.

중국의 쇼핑앱 알리 익스프레스의 레이 장 대표는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에서 "내년 중 한국 내 물류센터 건립을 고려하고 있다. 지식재산권 침해를 막기 위해 한국에 1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알리의 배송센터 건립이 현실화 하면 '모든 상품 5일 내 배송'을 내건 알리 익스프레스의 배송 기간이 더 짧아지고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알리의 적극적인 국내시장 진출에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판도 변화에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알리 익스프레스의 월간 사용자 수는 지난해 8월만 해도 277만명에 불과했는데, 약 14개월 만에 사용자 수가 2배 이상 폭증하며 국내 이커머스 자존심 지마켓(582만명)을 뛰어넘은 것이다. 2위 11번가(816만3065만명)를 앞지르는 것이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나오는데, 과거 11번가의 위상을 생각하면 상상할 수 없는 '대추격전'이다.

그러다 보니 "클릭 한번이면 소비자가 다른 값싼 쇼핑몰을 이용하듯이 시장 1위와 꼴찌가 한 순간에 바뀌는 업종"이라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알리 익스프레스의 10월 월간 사용자 수는 613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8월 알리의 사용자 수는 139만명에 불과했는데 3년이 조금 넘은 현재 4.5배, 1년 만에 2배 이상 성장했다. 알리는 티몬과 위메프, GS몰, 옥션에 이어 지마켓도 제쳤고 11번가를 넘보고 있다.

당초 이용하던 이커머스 업체에서 가격 메리트를 느끼지 못한 소비자들이 알리 익스프레스로 갈아탔다는 해석이다. 알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검색량에서도 드러난다. 네이버 키워드 검색량 추이를 보면, 알리의 지난 11월 모바일 검색량은 61만2300회였는데, 올 11월엔 130만9900회로 2배를 넘었다.

알리의 급성장에 IT 업계 및 유통 전문가들의 우려는 커져가고 있다.

중국앱의 공습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잠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짝퉁 등 소비자 보호 대책이 시급하지만, 앞으로 시장을 장악할 경우 소비자 혜택을 낮추고 각종 가격을 인상하는 행위에 국내 정부에서 규제할 방법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클릭 한번에 충성고객을 경쟁사에 뺏기는 상황에서 알리 익스프레스 같은 업체가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크게 교란하고 있다"며 "영향력을 더 키워 손을 쓰기 어렵기 전에 국내 산업 보호 대책을 정부에서 강구해야 한다"고 했다.

물류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알리가 적극적으로 한국내 물류창고 확보에 나서는 만큼 물류센터의 부족 현상도 가속화 될 것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는 곧 부족한 도심형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가 더 증가 시키게 될 것이라고 평가 하고 있다.

물류업계 관계자들은 빠른 배송을 위해서는 도심형 물류센터인 MFC(Micro fulfillment center) 등을 필요로 하는데 허가나 건립이 힘든 도심형 물류센터까지 중국 자본에 넘어가게 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가장 큰 우려를 낳고 있다고 설명한다.

한 물류업계 관계자는 "2025년부터는 물류창고 공급량이 현재 절반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있다"며 "올해부터 공사비가 늘면서 인허가 이후 착공이 계속 미뤄지는 사업장이 늘어나는 것이 그 이유"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류는 혈관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 것이 외국 자본에 잠식당하게 되면 추후 중국자본에 의해서 물류 비용이 놀아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정부에서 규제 가능한 방법을 서둘러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