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 총선 판세를 자체 분석해 보니 서울 49개 지역구 중 6개만 우세라는 결과가 8일 공개됐다.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서울에서 8석을 확보했는데 내년엔 6곳뿐이라는 내용이다. 당 사무처는 최근 판세 분석 보고서를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에 보고했다고 한다. 정확한 시점은 확인할 수 없으나 인요한 혁신위와 갈등을 겪던 무렵으로 추측된다.
당 지도부는 논란 진화에 나섰다. 총선기획단장인 이만희 사무총장은 "최악의 경우, 경합 지역을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다 진 것을 가정한 것"이라며 "전혀 신빙성을 두기 어렵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한국갤럽 조사(5∼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 명 대상, 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에서 윤 대통령 긍정 평가는 32%, 부정 평가는 59%였다. 특히 내년 총선 예측에선 '현 정부 지원 위해 여당 후보 많이 당선'이 35%, '현 정부 견제 위해 야당 후보 많이 당선'이 51%였다. 중도 성향에선 야당 승리(60%)가 여당 승리(26%)를 압도했다.
판세 분석과 여론조사는 충격적이지도 않다. 앞서 이만희 사무총장의 판세 분석에 대한 변명에 답은 나와 있다. 그는 "언론에 발표된 정당별·지역별 지지율 등을 기본으로 전반적인 동향을 설명한 것"이라고 했다. 그간 수차례 여론조사와 언론 분석을 통한 민심을 분석에 반영했다는 해명인데, 즉 올바른 분석이란 뜻이다.
당은 술렁인다. 하태경 의원은 "혁신위원회를 방해하고 좌초시킨 당 지도부는 도대체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은 7일 "혁신은 실패했다. 저도, 인요한 위원장도 치료법을 제안했지만, 환자가 거부했다. 김기현 대표와 지도부가 어떤 방향으로 민심을 회복하고 총선 승리를 끌어낼지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했다.
당 지도부가 답을 내놓는다고 해서 여론을 뒤집을지도 의문이다. 뚜껑을 열고 나면 늦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와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가 선례다. 판세 분석 실패라면 원인을 찾으면 된다. 그러나 올바른 분석을 외면했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최소한 과반 의석 달성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개헌선인 200석도 호언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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