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산업 구조적 문제 해결 모색‧스테이크 '놉스' 대구 진출
식품 제조에 ODM 체계 갖춰…제조 능력·브랜드 기획력을 보유
프로스포츠로 비유하자면 인파이터다. 그렇다고 복서 마이크 타이슨 같은 무지막지 공격형은 아니다. 뒷문을 탄탄하게 잠그며 성큼성큼 나아가 유럽축구 리그를 호령하는 김민재 스타일이라고 할까. 대한민국 외식산업의 새 길을 개척하는 최채환 키친인더랩 대표이사 스토리다. 그는 한국의 식품 외식을 글로벌 브랜드화 하기 위해 단순한 매출 신장이 아닌 외식산업의 구조적 문제와 형태 변화를 주시하며 해결을 모색하는 데 매달리고 있다. 외식산업 전반의 퍼즐을 풀어나가면서 지구촌 모든 소비자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게 최 대표의 꿈이다. 그는 "키친인더랩을 한국을 뛰어넘어 아시아 최고 수준의 브랜드로 키우겠다"며 "드시는 걸 파니까 거기에 맞는 음식과 잘 즐길 수 있는 공간과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을 향해선 "세계와 경쟁할 힘을 갖추는 일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응원했다.
-회사를 소개해달라.
▶2017년 출범한 식품 ODM(제조자 개발 생산) 기반 외식 기업이다. 경험 바탕의 솔루션을 기반으로 고품질 제품을 생산하고, 외식산업의 밸류 체인(가치 사슬)을 개선하는 데 주력한다. 조직은 국내 외식매장부터 해외브랜드 등 15년차 외식업 운영 경험의 저를 중심으로 생산·제품·R&D(연구개발)·식품전략 등 F&B(음식‧음료) 브랜드 전문가로 짜여 있다. 식품과 외식산업의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리더 포지셔닝이라고 자부한다.
-키친인더랩만의 강점이나 경쟁력은?
▶식품 제조에 ODM 체계를 갖춘 거의 첫 번째 회사다. 화장품을 만드는 홀마나 코스맥스처럼 식품을 개발하고 확장시켜 외식산업으로 범위를 넓혀가려고 한다. 식품 제조 그리고 외식 산업의 유기적인 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제조 능력과 브랜드 기획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표 제품을 소개한다면?
▶딱 규정 짓기는 애매한 측면이 있다. 신세계나 현대·이랜드 같은 업체에 납품한다. 또 냉동 아니면 육가공 제품 등의 브랜드를 공장에서 만들어 매장에 공급함으로서 인력의 의존도를 낮추는 반면 효율을 높이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온라인 간편식 브랜드 '프롬셰프'와 단체급식·PC방·스크린골프장 등 업체에 간편식을 납품하는 B2B(회사 대 회사 거래) 브랜드 '히든셰프', 와인과 타파스를 서비스하는 오프라인 레스토랑 '휴일(HUEIL)'을 운영 중이다. 특히 프롬셰프의 '라자냐'는 3만2천 개 누적 판매, 6차 완판을 기록할 정도로 사랑받고 있다.
-사업을 본격화한 계기는?
▶외식 산업은 인력 의존도가 높다. 구조적인 문제다. 그런데 업계에는 솔루션이 없었다. 기본적으로 돈을 벌고자 했지만 외식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를 풀고, 형태 변화를 모색하고자 했다. 세상은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변화한다. 새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 기존 외식산업은 임대료, 인건비 등의 고정비 지출이 불가피하다. 임대료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고 인력 효율을 최대화하는 시스템을 찾아 간편식 스타트업을 열었다.
-먼저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로 시작했는데.
▶맞다. 울프강은 뉴욕에 본점을 두고 있다. 2014년도 미국 본사와 라이센스 계약을 해 한국에 들여왔다. 그 노하우를 기점으로 스테이크를 대중화 시키자 라는 방향성을 갖고 'Nops'(놉스‧노 프라블럼 스테이크) 브랜드를 만들어 정통 스테이크의 대중화를 선언했다. 스테이크를 굳이 값비싸게 먹을 이유가 있나.

-단기 계획을 들려 달라.
▶놉스 브랜드는 건식 솔루션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매장 하나를 오픈하는 데 있어 주방 인력을 53%, 초기 주방의 설비 비용을 76% 정도 줄인다. 현재로선 놉스의 국내 시장을 좀 더 많이 확장하는 데 힘쓰고 있다.
-해외 진출 방안이나 전략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일본 등의 파트너와 솔루션 제조 기술 이전이나 브랜드 확장과 관련한 논의를 하고 있다. 일단 내년에는 동남아 한 곳에 오픈을 할 계획이다. 1월에 들어가 현지 파트너들과 미팅하는 일정이 잡혀 있다.
울프강은 단일 매장 외식업 매출 상위 1%를 달성시키는 성공 신화를 썼고, 최 대표는 그 노하우를 바탕으로 키친인더랩을 창업한다. 맛을 연구하는 주방이란 의미다. 식문화 트렌드에 발 빠르게 대처하며 맛의 본질을 지켜가겠다는 원칙을 담았다. 실제로 기존 식품생산 공정에 직접 가열, 조리하는 방식인 '센트럴키친' 개념을 도입해 해동 과정 없이 간편하게 데워먹는 가열 제품을 만들어 낸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간편식 시장은 급팽창하는 데 오프라인 B2B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플레이어는 국내에 아직 없다. 키친인더랩은 레스토랑 수준의 프리미엄 레디 밀(Ready Meal) 기업이다. 놉스만 하더라도 세계적 브랜드인 아웃 백을 제치고 아시아에서 스테이크 왕이 되는 브랜드를 만들어 가는 일정을 구체화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한 위기를 이겨낸 만큼 이제 공격적으로 F&B 유통 확장에 나섰다. 내년도 매출은 최대 300억 원, 2027년 IPO(상장)를 구상하고 있다.
-최근 여러 분야로 진출하고 있는데?
▶놉스 뿐 아니라 '호감당'이라는 한식 브랜드, 중저가 베이커리 '노드'를 오픈한다. 스테이크라는 하나의 장르에 치우치지 않고, 한식과 양식 그리고 베이커리·디저트까지 지속적으로 넓혀나가는 과정에 있다.

-난관은 없나?
▶어려움은 늘 존재한다. 잘 돼도, 못 돼도 항상 그렇다. 특히 사람 구하는 일이 힘들다. 식품 제조 공장을 가지고 있고 F&B 매장을 하고 여기 본사처럼 운영하는 유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가 절실한 데 능력 있는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 언제나 난관과 고민 속에 있기는 하지만 누구 보다 즐기면서 하고 있다.
-경영 철학은?
▶돈의 차원이 아니라 목표를 갖고 사업을 하고 있기는 하다. 외식산업 전반의 해법을 풀면서 소비자에게 사랑 받는 브랜드를 만들고자 한다. 지속·확장 가능한 브랜드로 해외 진출하겠다. 먹는 걸 파는 사람이니까 거기에 맞는 음식과 그걸 잘 즐기도록 하는 공간과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외식산업의 발전과 한국의 브랜드가 글로벌화 하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외식분야는 종합산업이다. 오픈부터 브랜드 기획·인테리어·메뉴 개발·오픈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이 모두 어우러져야 하는 데 결과적으로 놓고 보면 하나 하나가 산업의 일부이다. 그동안 많은 도전을 해왔는데 신중하자, 더 노력하자는 각오를 다진다.
-특별한 날의 스테이크에 대해 팁을 준다면?
▶티본 스테이크이다. 티(T)자 뼈를 중심으로 한쪽은 안심, 다른 쪽은 등심이다. 놉스라면 어떨까. 하하. 4인 기준 10만 원 초반대로 드시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외식 산업에 관심이 있는 고향의 후배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발신하다면.
▶해외를 바라보라. 국내 시장이 훌륭하고 콘텐츠가 많지만 사업을 제대로 하려면 해외로 진출할 경쟁력을 갖추는 게 핵심이다. 저희도 마찬가지다.
◆최채환 대표와 스테이크
어렴풋이나마 정치를 꿈꾸던 이 야심찬 젊은이가 외식산업에 눈 뜬 건 비빌 언덕이 최소한의 경제적 기반이라는 자각이었다. 그는 하와이 신혼여행을 계기로 신천지와 조우한다. 콜럼버스가 미 대륙을 발견한 것처럼 세계 3대로 평가받는 울프강스테이크하우스를 운명처럼 만난다.
울프강의 한국 입점을 이끌어 내 업계를 놀라게 했지만 초기 자본력이 달려 신체포기각서와 인감증명서를 품에 넣고 다니며 명품지역으로 손꼽히는 청담동에 입주시킨다. 미국령 제외 2호점이다. 최적의 장소를 찾느라 강남 일대를 6개월 넘게 휘저은 일은 요식업계의 일화다.

이어 스테이크의 대중 브랜드 놉스와 F&B 솔루션 기반으로 한 브랜드 기획, 식품 ODM 제조 및 브랜드를 개발하기에 이른다. 놉스는 수도권 주요 지역에 이어 내년이면 대구에서 미식가와 만난다.
회사 설립 6개월 만에 4개에 걸친 자체 HACCP(식품안전 인증)을 확보한 추진력의 보유자다. 스트레스는 아이스하키로 푼다. 포지션은 디펜스. 팀에서 유기적인 소통이 절대시되는 위치로 정확한 판단력을 필요로 한다. 대구가 고향으로 경북대에서 정치학(석사)을 공부한 학구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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