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탄핵 중독 증상…걸핏하면 대통령, 국무위원 탄핵으로 압박
◆대통령 탄핵은 현실성 '0'이지만 총선 앞두고 탄핵 발언 강도 높일 듯
◆국민의힘 '강성 개딸들을 위한 호객 행위' 폄하…중도층 이탈 초래할 것
더불어민주당이 탄핵 발언을 남발하고 있다. 탄핵 중독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주권자인 국민의 뜻은 아랑곳없이 정략적 수단으로 탄핵을 거론하고 있다. 엄격한 법적 요건도 없이 정치적 의도에 따라 대통령과 국무위원 협박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습관성 탄핵 발언
민주당이 주도한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소추안 불발 과정은 한 편의 코미디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 탄핵안이 보고되자 하루 뒤인 지난 1일 사의를 표명했다. 총선 과정에서 방통위를 무력화시키려는 야당의 꼼수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다. 그는 "탄핵으로 방통위원장 자리를 5, 6개월 비워두는 건 도저히 견디지 못할 일"이라며 사표를 냈다. 반면 이정섭·손준성 검사 탄핵안은 가결돼 헌법재판소로 넘겨졌다. 이 검사는 쌍방울 대북 송금 대납 의혹' 등 이재명 민주당 대표 관련 수사 책임자였다. 이 대표 수사에 대한 '방탄 탄핵'으로 해석된다.
이 전 위원장의 사퇴 가능성을 예측하지 못한 민주당은 "(대통령이) 이 전 위원장의 사의를 수리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물러나라고 탄핵을 예고해 놓고 막상 그만둔다니 물러나지 말라고 떼를 쓰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러면서 "또다시 중대한 결정을 한다면 제2, 제3의 이동관도 모두 탄핵시킬 것"이라며 후임 방통위원장이 맘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 탄핵안을 들고 나오겠다는 얘기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들어 탄핵을 무기로 국무위원을 압박한 게 하루이틀이 아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탄핵 소추는 실제 추진됐지만 지난 7월 헌법재판소에서 전원 일치로 기각됐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사과조차 없었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 한동훈 법무부·원희룡 국토교통부·박진 외교부·김영호 통일부 장관까지 탄핵을 거론한 국무위원이 한둘이 아니다. 오죽하면 '탄핵 중독'이라는 비아냥까지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주장도 숙지지 않고 있다. 대선 이후 민주당 강경파를 중심으로 대통령 탄핵 주장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최근 "반윤 연대를 형성할 수 있는 행동을 민주당이 먼저 보여야 한다. 그 행동이 윤석열 탄핵 발의"라고 했다. 또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해 놔야 반윤 연대가 명확해진다"고 정쟁 수단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김 의원은 또 지난 10월 내년도 예상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찾은 윤 대통령에게 "이제 그만두셔야죠"라고 말한 바 있다.
◆현실성 전혀 없는 대통령 탄핵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은 현실성이 '제로'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은 국무위원보다 절차가 훨씬 엄격하다. 재적의원 과반수 발의에 재적의원 3분의2 이상 동의해야 통과된다. 현재 국회 재적의원 298명 중 149명 이상이면 탄핵 소추안을 발의할 수 있다. 민주당 의석(168명)만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통과를 시키려면 의원 199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민주당과 무소속, 군소정당 의원 모두 186명에 불과하다. 대통령 탄핵은 현실성이 전혀 없는 얘기다.
또 중대하고 분명한 위법 행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대통령의 법률 위반 증거는 명확하지 않다.
그럼에도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발언은 좀처럼 숙지지 않는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민주당 강경파는 대통령 탄핵안 발언 빈도와 강도를 더 높일 것이다.
이유를 보면 우선, 민주당이 대통령 탄핵 소추안 발의 가능성에 대해 지속적으로 언급한 배경에는 '반윤(反尹) 연대'가 있다. 반윤 연대에는 범야권을 포함하고, 반윤 연대의 '접착제'로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친윤 대 반윤 구도'를 구상하고 있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30%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반윤의 토대가 훨씬 넓다. 이처럼 대통령 탄핵 카드를 고리로 범야권에서 반윤 연합전선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퇴진당'을 언급한 배경도 반윤 연대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반* 연대'가 성공한 사례는 거의 없다. 대통령 선거나 당대표 선거의 경우 1등을 제외한 2등부터 엮는 '반1등 연대'가 습관적이었다. 가깝게는 2021년 7월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반이재명 연대'를 이낙연·정세균 전 대표가 형성했다. 그럼에도 대세를 바꾸지 못했다.
둘째, 자기 정치이자 강성 지지층 결집용일 뿐이다. 대통령 탄핵을 언급하는 민주당 의원들은 김용민·민형배 의원, 장경태 최고위원 등 강경파 초선 의원 모임은 '처럼회' 소속이다. 이들은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꾸준히 주장해 왔다. 이같은 습관성 탄핵 발언은 국가나 진영의 미래를 보는 게 아니라 강성 지지층만 보는 자기 정치일 뿐이다.
국민의힘이 '개딸을 향한 호객 행위'라고 맹비난한 이유다. 권성동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개딸과 같은 강성 팬덤의 지지를 받아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과도한 탄핵 발언은 총선에서 보수를 뭉치게 하고 중도층의 이탈을 초래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셋째, 민주당의 탄핵 중독 현상은 대선 불복 심리와 닿아 있다.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 간 득표율 차이는 0.73%에 불과했다. 민주당 일부 세력은 공개적으로는 언급하지 않지만 대선 결과에 대해 승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탄핵을 언급한 배경이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이 '윤석열 대 이재명' 대결의 완결판으로 보고 있다. 결국 집권여당 입장에서는 내년 총선에서 승리해야 진정한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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