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가까워진 '자율주행'…동성로·서대구역 등 시범운행지구 확대
"운전석은 어디지? 핸들도 없는데?"
지난 10월19일 대구 엑스코 '대한민국 미래모빌리티 엑스포(DIFA)' 개막식 현장. 자율주행차 완성차를 처음 접한 관람객들은 당황했다. 차량 내부 어디에도 차량을 조작할 수 있는 장치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2z)'가 이날 처음 선보인 '프로젝트 MS(Midle Shuttle)'는 무인 운행이 가능하다. 대구지역 자동차부품 중견기업과 협업을 통해 완성한 모델로 단순히 전시회에 소개하는 콘셉트카를 넘어 대량 양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
언제쯤 운전석이 없는 자율주행차를 실제 도로에서 접할 수 있을까. 미래모빌리티 전환을 완성하는 '마지막 퍼즐'로 꼽히는 자율주행 기술의 현황과 전망, 지역 내 적용 사례를 살펴본다.

◆ 자율주행 기술 어디까지 왔나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총 6단계로 구분된다. 국제자동차기술자협회(SAE)가 제시하는 기준을 보면 레벨 0부터 레벨 5까지 각 단계별에 따라 구현되는 기능, 운전자 개입 여부 등이 결정된다.
레벨 0은 운전자가 상황을 파악하고 운전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레벨 1은 가속과 감속을 보조하고, 차로 유지 보조 및 크루즈 컨트롤(일정한 속도 주행) 등을 지원한다. 레벨 2의 경우 고속도로 주행보조, 원격 스마트 주차 기능이 추가된다.
레벨 3 이상은 자동화 기능이 강화된다. 조건부 자동화에 해당하는 레벨 3 자율주행차는 시스템이 스스로 상황을 파악해 운전하고 교통 혼잡 시 속도를 줄이거나 고속도로 주행을 할 때 자동 차로 변경도 가능하다. 레벨 4는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지만 일정한 도로 및 조건 하에서 주행할 수 있으며, 레벨 5는 모든 조건 하에서 완전 자동화를 뜻한다.
현재 상용화된 기술은 레벨 2다. 운전자가 상황을 주시하고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있어야 한다. 업계 선도 기업인 테슬라의 '오토 파일럿', '풀셀프 드라이빙(FSD)'도 레벨 2에 해당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레벨 3 자율주행차 제작에 착수하면서 기술력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ICT(정보통신) 분야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8월 레벨 4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포티투닷'을 인수했다. 가격이 비싸고 전력 소모가 많은 라이다(LiDAR)를 제외하는 대신 카메라와 레이더, 내비게이션 위성시스템 등을 통합한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자율주행을 구현했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를 개발하고 관련 경쟁력을 제고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외에도 GM은 2016년 자율주행 기업인 '크루즈'를 인수했으며 폭스바겐은 2020년 차량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자회사 '카리아드'를 설립했다.
◆ 팽창하는 자율주행 시장 반도체 동반 성장
자율주행 시장도 매년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지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1천261억9천만 달러(약 163조 4천413억 원)로 추산된다. 올해 예상 시장규모는 1천701억4천만 달러(약 220조 3천993억 원)이며 2030년까지 매년 연평균 38.8%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시티 조성이 자율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차량 간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데이터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완성차 기업들이 안전성 및 보안 강화를 위해 AI·IoT(사물인터넷) 기술을 접목하면서 관련 시장은 더 확대될 전망이다.
자율주행 기술과 연계한 타 산업도 수혜를 보고 있다. 모빌리티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고도화된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하는 데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향후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약 60%가 모빌리티용 반도체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모빌리티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 생산이 특징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대구경북 중심의 시스템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는 '파이(π) 밸리 프로젝트' 역시 모빌리티 반도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 유치를 시작으로 내년부터 사업이 본격 추진될 경우, 향후 자율주행 기업과 연계를 통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 자율주행, 대구시민 생활 속으로
대구지역 내 자율주행차 운행구역이 확대되고 있다. 산업단지를 넘어 밀집도가 높은 도심지역에도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서 시민의 일상과 밀접한 서비스가 실현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20년 12월 ▷수성구 대흥·삼덕·시지·노변동 일원(수성알파시티) ▷달성군 현풍읍·유가읍 일원(대구테크노폴리스) ▷달성군 현풍읍 구지면 일원(대구국가산업단지) ▷달성군 현풍읍 일원(대구테크노폴리스~대구국가산업단지)가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됐다.
지난해에는 ▷달성군 설화명곡역~테크노폴리스로 구간이, 올해는 ▷서대구KTX~대구수목원 구간 ▷동성로(대구 중구 일원)이 추가 지정되면서 자율주행차 운행 지역이 총 7곳으로 늘었다. 면적 규모는 19.3㎢에 이르고 현재 운영 중인 자율주행차는 9대다.
대구테크노폴리스에는 지난해 11월부터 세계최초 여객·물류 통합형 모빌리티 서비스인 '달구벌자율차'가 운영되고 있다. 지역 자율주행 전문기업 a2z가 카카오모빌리티와 한국자동차연구원, KT, 현대오토에버, 뉴빌리티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개발한 서비스다.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호출하고 탑승·도착 지점을 설정할 수 있어 편의성도 높은 편이다.
올해 5월에는 생활 물류 서비스를 추가한 '달구벌 자율차 플러스'를 선보였다. 여객과 생활물류 배송을 통합해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것. 실시간으로 차량을 호출해 물건을 보내거나 받을 수 있다. 중고 거래, 식자재 배송, 매장 간 재고품 전달 등 다양한 물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성알파시티에는 스타트업 '소네트'가 자율주행 로보택시 'raxi'를 운행 중이다.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에서 수성알파시티 내 정류장 4곳을 순환하고 있다. 대중교통과 연계설을 높인 서비스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의 이용률이 높다.
소네트는 재정비 기간을 거쳐 11월 초 raxi 운행을 재개했다. 기존 운임제도를 폐지하고 무료로 자율주행차를 운행하고 있어 향후 이용객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대구시는 올 6월 산업통상자원부의 'CAV(통신기반 자율주행차) 기반 미래 모빌리티 자율주행 평가 플랫폼 구축 사업'에 선정된 것을 계기로, 달성군 구지면 대구주행시험장에 자율차용 주행로봇시스템과 V2X(차량-사물) 통신지연 평가시스템 등 장비를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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