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 아이 오는데 유치원 교사가 문 '쾅'…손가락 절단 사고

입력 2023-11-15 13:33:28

사고 당시 상황 포함 수개월간 CCTV 삭제…사건 은폐 의혹도

해당 교사가 사고 당시 문을 닫는 모습. MBC 뉴스 화면 캡처
해당 교사가 사고 당시 문을 닫는 모습. MBC 뉴스 화면 캡처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유치원에서 4살 아이의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교사가 문을 닫으며 발생한 사고인데 당시 폐쇄회로(CC)TV가 삭제돼 사고 은폐 논란도 일고 있다.

14일 MBC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오전 11시 반쯤 경기 수원의 한 사립유치원에서 4세 박모 군의 손가락이 문틈에 끼어 절단됐다.

남아있는 CCTV 일부에는 박 군이 교실을 향해 달려오자 문 앞에 있던 교사가 다른 아이들을 데리고 교실 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문을 닫는 모습이 담겼다.

교사는 두 팔과 한쪽 다리를 이용해 문을 힘껏 닫았다. 그 과정에서 박 군 새끼손가락이 문틈에 끼었고 박 군이 울며 원장실로 뛰어갔지만 해당 교사는 여전히 교실에 있었다.

박 군은 사고 8시간 만에 인대 접합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으나 손가락이 대부분 잘려 나갔다는 '아절단'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손에 철심을 박아놓은 상태다. 100%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소견을 내놨다.

박 군은 사고 이후 잦은 놀람 증상과 악몽을 비롯해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을 앓고 있다.

박 군 부모는 "왜 (교사가) 그렇게까지 문을 두 손으로 밀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해당 교사는 "박 군을 따라 아이들이 교실 밖으로 나갈까 봐 문을 닫은 것"이라며 "문을 닫을 당시엔 박 군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시 상황을 포함한 수개월 동안의 CCTV가 삭제된 것도 큰 논란을 부르고 있다. 학부모는 박 군이 수술을 받기 전부터 유치원 원장에게 CCTV 영상 보관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수술 후 확인해보니 이미 영상이 대부분 삭제된 상태였다.

학부모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원장이 휴대전화로 찍었다는 CCTV 일부 뿐이었다.

이에 대해 유치원 원장은 "CCTV 영상을 직접 지우지 않았다"며 "저장 용량 부족으로 영상들이 자연 삭제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유치원 원장과 교사를 아동학대와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입건해 조사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