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부채 200조 한전 흑자 전환, 3분기 영업이익 약 2조 "4분기는?"

입력 2023-11-13 14:22:51 수정 2023-11-13 15:00:10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총부채가 200조원이 넘는 한국전력(한전)이 올해 3분기 약 2조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0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이후 잇따라 이뤄진 전기요금 인상, 올해 상반기 국제 에너지 가격 안정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전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9천96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3분기(7조5천309억원 영업손실) 대비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1조7천억원도 2천억여원 상회한 것이다.

전기요금 인상과 에너지 가격 하락이 유의미하게 '크로스'됐다.

한전의 올해 1~3분기(1∼9월) 전기 판매 단가는 지난해 동기 대비 29.8% 올랐다. 그러면서 전기 판매 수익도 28.8% 늘어났다.

반대로 같은 기간 유연탄 가격 하락 등으로 인해 한전 산하 발전 자회사들의 연료비는 약 2조6천600억원 줄었다.

다만, 이런 상황이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전쟁 등의 여파로 국제 유가 추가 인상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또 원·달러 환율도 당초 전망 대비 높게 형성, '반짝 흑자' 우려도 제기된다.

따라서 이번 '턴어라운드' 성과는 다음 4분기 및 그 이후까지 합쳐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일단 증권가는 고유가·고환율 환경 탓에 올해 4분기에 다시 6천억원대 영업손실이 날 것으로 본다.

더구나 장기적으로는 산더미처럼 쌓인 적자는 이번과 같은 '선전'을 꽤 긴 시간 지속해 이뤄내야 갚을 수 있다.

한전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후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한 상황에서 원가에 못 미치는 가격으로 전기를 팔면서 2021, 2022년 단 두 해 동안 38조5천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봤다.

이에 더해 올해 누적 영업손실도 약 6조5천억원으로 집계, 2021년 이후 누적 적자는 약 45조원에 이른다.

이에 비하면 이번 2조원 흑자는 '언 발에 오줌 누기'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