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잠실역에 마블 히어로(영웅) '스파이더맨' 복장(코스프레)을 한 남성이 등장해 시민들 간 다툼을 막고 홀연히 떠났다는 목격담이 11~12일 SNS와 온라인에서 화제다.
▶11일 엑스(X, 구 트위터)에는 "나 스파이더맨 봤어. 뭐야? 노숙자랑 행인이 싸우는데 말리고 있어. 찐으로(진짜로). 스파이더맨인 거야?"라는 글이 올라왔고, 이 게시물에는 사진도 첨부됐다.
사진엔 신발을 신지 않은 한 시민이 역무원 추정 남성을 위협하려는 모습이 담겼는데, 이에 갑자기 나타난 스파이더맨이 이 시민의 팔을 잡으며 자칫 양측 간 폭력이 발생할 수 있었던 상황을 막았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상황은 11일 오후 9시 10분쯤 잠실역 역사 안에서 발생했다. 당시 잠실역을 순찰하던 역무원들이 역사 안에 누워 잠을 자던 노숙인들을 밖으로 내보내려 했고, 이때 깨어난 한 노숙인이 역무원들을 위협한 것.
이런 상황에 스파이더맨이 나타나 노숙인을 붙잡자, 노숙인은 손을 놓을 것을 요구하며 역무원에게 계속 달려들려 했고, 그럼에도 스파이더맨은 노숙인에게 진정할 것을 요구하며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았다.

▶더 나아가 스파이더맨의 '평화' 초능력(?)이 통했는지, 스파이더맨이 노숙인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노숙인의 양손을 잡은 채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는듯한 모습도 연출, 주변 시민들이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도 동영상에 담겼다.
이후 역무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노숙인을 강제로 퇴거시켰다.
이로써 아무도 다치지 않은 채 상황이 마무리된 것이다. 경찰 출동 전에 경찰이 할 일을 스파이더맨이 한 것이고, 갈등 상황도 최소화한 것으로 동영상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퇴거 조치가 마무리된 후 스파이더맨 시민은 말없이 사라졌다. 신원은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는 초능력의 모습만 다를뿐, 실제 마블 영화 속 스파이더맨이 사건사고 상황에서 시민들을 구조하는 활약을 하는 것과 맥락은 같은 셈이다. 스파이더맨 시민이 홀연히 현장에서 사라진 건, 최근 인기를 얻은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무빙'에서 주인공 김봉석(이정하)이 자신의 하늘을 나는 초능력을 활용, 화재 현장에서 시민들을 구조한 후 정체를 밝히지 않고 현장을 떠난 것과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런데 이 스파이더맨 시민은 12일 오전 1시 30분쯤 엑스에 후기를 직접 밝혔다.
그는 "주말에 (스파이더맨 복장을 하고) 아이들이 많이 오는 잠실에 자주 가 사진도 찍어주고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고 있다"면서 "(잠실역에서 역무원과 노숙인의 충돌을 중재하던 당시)경찰이 오기까지 10여 분 걸린다고 해서 더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게 말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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