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미술관 빼"→노소영 측 "이혼 이유로 이렇게까지"

입력 2023-11-08 20:15:23 수정 2023-11-09 20:06:10

최태원, 노소영. 연합뉴스
최태원, 노소영. 연합뉴스

SK그룹 계열사 SK이노베이션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 소송을 벌이고 있는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측에 서린빌딩 소재 미술관을 비워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노소영 관장 측은 퇴거 요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 미술관을 상대로 제기한 부동산 인도 청구 소송의 첫 조정기일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소영 관장 측 변호인은 "노소영 관장 개인보다는 미술관의 대표자라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면서 "미술관은 미술품을 보관하는 문화시설로서 그 가치가 보호돼야 하고, 근로자들의 이익을 고려해야 할 책임과 책무가 있기 때문에 퇴거는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퇴거를 하면) 미술품을 둘 곳도 없다. 직원들도 모두 해고해야 한다"면서 특히 "이혼을 한다는(이혼 소송을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이렇게까지 해야 하냐고 했다"고 노소영 관장의 입장도 전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측은 "아트센터 나비는 2019년 9월을 기점으로 임대차 계약이 종료됐음에도 무단으로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소영 관장의 개인적 소송인 이혼 소송과 이번 건을 연관짓고 있다"고 지적, "사무실을 비우지 않아 (SK 측)임직원들 불편은 물론 경영상 손실도 크다"고 반박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현재 SK그룹 사옥인 서울시 종로구 서린동 소재 지상 36층·지하 7층 규모 서린빌딩의 4층에 입주해 있다. 지난 2000년 12월 개관한 이래 23년째다.

다만 서린빌딩과 아트센터 나비 간 계약은 2018년에서 2019년 사이 종료됐다.

이에 서린빌딩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이 올해 4월 소송을 제기했다.

아트센터 나비 위치. 아트센터 나비 홈페이지
아트센터 나비 위치. 아트센터 나비 홈페이지

▶이날 조정기일에서 언급된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간 이혼 소송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5년 혼외 자녀(김희영 티앤씨(T&C) 재단 이사장과 낳은 딸)가 있다고 밝히면서 이혼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후 2017년 7월 신청한 이혼 조정도 불발되며 소송으로 향했다.

그러자 애초 이혼에 반대해 온 노소영 관장이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고 돌연 입장을 바꾸며 맞소송(반소)을 냈다.

노소영 관장은 위자료 3억원과 최태원 회장 보유 그룹 지주사 SK㈜ 주식 중 절반인 648만 주(2023년 11월 8일 종가 15만9천900원 기준 1조361억여원 상당)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6일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김현정 부장판사)가 내린 1심 판결에서는 이러한 요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인 위자료 1억원 및 재산 분할 665억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양측 모두 항소한 상황이다.

▶그런데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관장 관련 송사는 이 이혼 소송을 포함해 4건이나 확인되고 있다.

이혼 소송 외 나머지 3건 중 아트센터 나비 퇴거 관련 소송이 하나이고, 또 하나는 노소영 관장이 자신이 요구했던 최태원 회장의 주식 처분을 막아달라며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했으나 기각돼 곧장 항고한 것이다.

그리고 노소영 관장이 올해 3월 김희영 이사장에게 30억원의 위자료를 요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도 있다.

위자료 요구 손배소 제기 당시 노소영 관장 측이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는 김희영 이사장을 상간녀(相姦女)라고 표현, 여러 언론 보도의 제목으로도 쓰였다.

그러자 최태원 회장 측은 곧장 "소 제기와 동시에 이례적으로 미리 준비해 둔 보도자료를 배포, 또다시 사실을 왜곡하고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확인되거나 확정되지 않은 사실관계를 유리하게 왜곡하고 편집한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어 그 다음달인 4월에 SK이노베이션이 아트센터 나비 퇴거 관련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에 김희영 이사장 상대 위자료 요구 손배소 제기 직후의 맞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이날(11월 8일) SK이노베이션 측이 서로 연관 짓는 것에 대해 지적한 셈이기도 하다.

최태원, 노소영. 매일신문DB
최태원, 노소영. 매일신문DB

▶故(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인 노소영 관장과 최태원 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취임 첫 해였던 1988년 9월 청와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이후 슬하에 1남2녀(최윤정, 최민정, 최인근 씨)를 뒀는데, 이들 3남매 가운데 2인(민정, 인근 씨)이 올해 5월 15, 16일 잇따라 법원에 엄마·아빠의 이혼 소송 관련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해 시선이 향하기도 했다.

최태원 회장은 1960년생으로 올해 나이 63세이다. 노소영 관장은 1961년생으로 올해 나이 62세이다. 또 다른 등장인물인 김희영 이사장은 1975년생으로 올해 나이 48세이다.

아직은
아직은 '부부'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결혼 사진. 맨 오른쪽은 故(고) 노태우 전 대통령. 매일신문DB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