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간 월급 다 줬다" 사실혼 관계 주장에 "적법절차로 구제 받았어야"

결별한 여성이 연락을 받지 않자 여성의 아들 휴대전화를 빼앗아 통화하는 등 공포감을 조성하고 반복적으로 연락한 50대가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대구지법 제3형사단독(강진명 판사)은 스토킹처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A(52) 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고 5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7월 약 1년 간 교제하던 여성 B(42) 씨와 헤어진 후 더 이상 찾아오거나 연락하지 말라는 요구를 받았다. A씨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해 9월 15일 오후 B씨의 집 근처에서 B씨를 기다리다 B씨의 초등학생 아들을 발견했다. A씨는 아이가 휴대전화로 B씨와 통화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전화기를 뺏은 후, "네 마음대로 헤어지지 못한다"고 얘기하는 등 공포분위기를 조성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그 다음날에도 24회에 걸쳐 B씨에게 연락을 부탁한다는 등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욕설과 함께 B씨를 꽃뱀이라고 비난하거나, "계속해서 말로 하지 않는다"는 등 해코지를 할 가능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A씨는 이별 이유를 몰라 답답한 마음에 범행에 이르렀다고 밝혔으나 법원은 스토킹 행위를 정당화 할 만한 사유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A씨가 B씨에게 자신의 월급을 주고 B씨로부터 용돈을 받아 생활한 점 등을 인정할 수 있으나, 부당하게 사실혼 관계를 파기당했다면 형사고소나 민사소송 등 적법절차를 통해 구제 받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스토킹 범행의 정도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초범인 점 등을 감안했다"고 벌금형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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