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정보원 허위제보로 억울한 옥살이…검찰 "사과드린다"

입력 2023-11-01 06:59:01

인천지검. 연합뉴스 TV
인천지검. 연합뉴스 TV

국정원 정보원의 허위 제보 탓에 마약 밀반입 혐의로 억울하게 구속됐던 50대 남성이 석방됐다. 검찰은 이 남성이 수사받는 과정에서 기본권을 보장하지 못했다며 사과의 입장을 표했다.

인천지검은 지난달 31일 공소심의위원회를 열고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혐의로 구속 기소한 50대 남성 A씨의 공소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인천지검은 인천세관 특별사법경찰이 구속 송치한 A씨를 재판에 넘겼다. 당시 A씨는 필리핀에서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서울 서부지검은 A씨의 마약 사건을 허위로 제보한 50대 손모 씨를 적발했고, 특가법상 무고·향정 등 혐의로 지난 8월 구속 기소했다.

해당 사실을 파악한 인천지검은 서울 서부지검으로부터 손 씨의 무고 혐의와 관련한 수사 기록을 넘겨받아 증거 등을 재검토했고 법원에 A씨에 대한 공소 취소장을 제출하고 구속 취소도 요청했다.

하지만 A씨는 이미 3개월여 동안 옥살이를 했고 법정에도 한 차례 나와 재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인천세관 특사경의 수사와 구속 이후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A씨의 기본권을 보장하지 못했다"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의 형사보상 절차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수사와 재판 과정을 면밀하게 점검해 이 같은 사례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허위 제보를 한 손 씨는 마약 투약 전과자로 수년 동안 국정원의 정보원으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A씨처럼 손 씨의 허위 제보로 억울하게 누명을 쓴 피해자는 한 명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 7월 B씨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서울 서부지검에 송치했는데, 이 사건 또한 손 씨의 허위 제보에 따른 것이었다. 이에 검찰은 지난 8월 B씨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B씨는 30일 동안 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손 씨는 피해자들의 주소와 연락처를 필리핀 마약상에 건넨 뒤, 이들에게 국제 우편으로 마약을 보내도록 해 A씨 등이 밀반입한 것처럼 조작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 직원이 손 씨에게 '단기 실적'이 될만한 정보를 요구했다는 의혹도 나왔지만 국정원은 "우리 직원은 실적이 될 만한 마약 밀반입 정보를 (손 씨에게) 요청하지 않았다"며 "정보원인 손 씨가 자발적으로 (허위)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