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2023 함께 걷는 경주 왕의 길’에 1천여 명 참가
이차돈의 순교·금강산 이야기가 행사 의미 더해
신라 역사 유적을 둘러보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2023 함께 걷는 경주 왕의 길' 행사가 28일 오전 9시 30분 경북 경주 황룡사지 일대에서 열렸다.
1천여 명 참가자는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누렇게 물든 들판 사이 황룡사지를 거닐며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신라는 기원전 57년부터 서기 935년까지 992년 동안 이어온 고대 국가다. 수도였던 경주는 국보·보물을 비롯한 200여 국가지정문화재가 깔려 있어 '노천 박물관'이란 수식어로 불릴 정도다.
'함께 걷는 경주 왕의 길'은 신라 역사가 숨쉬는 경주 곳곳을 가족·친구·연인 등과 함께 느껴보고 찬란한 1천년 역사의 의미를 되새긴다는 취지로 매일신문이 매년 여는 행사다.
11회째인 올해 행사는 황룡사지 일대에서 열렸다.
출발지인 황룡사역사문화관 주차장 입구는 출발 1시간 전인 오전 9시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참가자들은 무료로 나눠준 어묵, 커피, 간식을 먹으며 에너지를 채웠다. 개막행사 전 펼쳐진 타악 공연도 분위기를 한층 북돋웠다.
해외 출장 중인 주낙영 경주시장을 대신해 김성학 경주시 부시장과 주보돈 경북대 사학과 명예교수 등이 함께 하며 행사를 축하했다.
올해 행사는 '금강산에서 불국토를 보다'가 주제다.
경주시청 인근에 있는 금강산(해발 177m)은 신라 법흥왕 14년 불교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순교한 이차돈과 관련이 깊은 장소로, 오래 전부터 불교의 성지로 인식돼왔던 곳이다.
참가자 안전 등의 이유로 올해 행사는 황룡사역사문화관 주차장에서 출발해 황룡사구층목탑지와 분황사, 황룡사역사문화관을 차례로 둘러보며 다시 돌아오는 약 3㎞ 구간에서 치러졌다.
그 대신, 출발 전 주보돈 교수가 이차돈의 순교 이야기와 금강산이 지닌 역사문화적 가치를 참가자들에게 설명하며 이날 행사의 의미를 전했다.
참가자들은 코스 곳곳에 마련한 ▷불교 자비정신을 느껴보는 분황사 범종 타종 체험 ▷소원 담은 돌탑 쌓기 ▷황룡사구층목탑을 형상화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전통놀이 체험 ▷가로세로 퀴즈로 역사 퍼즐 완성하기 ▷황룡사역사문화관 및 3D영상관 체험 등을 통해 행사를 즐겼다.
참가자 김민정(40·대구) 씨는 "아이와 함께 우리 역사를 공부한 좋은 시간이 된 것 같다.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해 같이 오고 싶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참가자는 "예전 와봤을 때와 달리 깔끔하게 정비된 황룡사지 모습에 깜짝 놀랐다"며 "청명한 가을 날씨에 탁 트인 황룡사지를 걸으니 너무 상쾌하고 좋다"고 했다.
걷기 행사를 마친 뒤 낮 12시 30분부터는 미니콘서트가 열렸다. 트로트 가수 나태주와 혼성그룹 비스타가 무대에 올라 1시간 동안 행사장을 뜨겁게 달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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