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朴 전 대통령, 박정희 추념식서 재회…보수층 결집 힘 보태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시절 朴 사저 회동 및 대통령 취임식 이어 세번째 만남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뒤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 걷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을 마치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 참석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남이 성사됐다. 두 전‧현직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5월 대통령 취임식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2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1980년부터 매년 민족중흥회 주관으로 열려온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인 박근혜 전 대통령은 추도식에 11년 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까지 포함하면 두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다. 윤 대통령은 취임식 전인 지난해 4월 12일 대구 달성군의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50분간 대화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여권에서 '보수 대통합'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이뤄진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추도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이 '하면 된다'는 기치로 국민을 하나로 모아 '한강의 기적'이라는 세계사적 위업을 이뤄내셨다"며 "지금 세계적인 복합위기 상황에서 우리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신과 위업을 다시 새기고 이를 발판으로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을 표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존경심을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지난 2월 1일 경북 구미 생가를 방문했을 당시 방명록에 "위대한 지도자가 이끈 위대한 미래, 국민과 잊지 않고 이어가겠다"고 남기기도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4박 6일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현충원을 찾았다. 대통령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선친 추도식에 참석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오래전부터 윤 대통령의 참석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특히 오늘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자마자 곧바로 추도식에 참석해준 윤석열 대통령께 심심한 사의를 표한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날 추도식에는 유족과 정재호 민족중흥회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대기 비서실장, 이관섭 국정기획수석, 이진복 정무수석,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등이 자리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구을), 이만희 사무총장(경북 영천시청도군),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김석기(경북 경주시), 윤두현(경북 경산시), 정희용(경북 고령군성주군칠곡군)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밖에 민족중흥회와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 인사, 일반시민 등 2천여 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에서 열린 박 전 대통령 서거 제44주기 추도식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왼쪽),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오른쪽)와 함께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