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산업 전문인력 키울 선생님 턱없이 부족

입력 2023-10-24 10:54:48 수정 2023-10-24 10:58:07

전국에 반도체 관련 학과 1천400여개지만 전임 교원 한 명도 없는 학과 70% 육박

※출처 : 교육부 국정감사(2023) 제출자료, 김영호 의원실
※출처 : 교육부 국정감사(2023) 제출자료, 김영호 의원실

정부가 반도체산업을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로 규정하고 파격적인 인재양성 의욕을 보이고 있지만 가르칠 교원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의 반도체 관련학과 10곳 가운데 7곳에 전임교원(교수)이 한 사람도 없는 실정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반도체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교는 대학원을 포함해 모두 309개교다. 이 가운데 반도체 관련 학과는 1천421개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기계(공학), 기전(공학), 반도체, 세라믹(공학), 신소재(공학), 재료(공학), 전자(공학) 계열 등이 반도체 관련 학과로 분류된다.

하지만 이들 학과 가운데 전임교원(교수)이 한 명도 없는 학과 수는 984개(69.2%)에 이른다. 반도체 학과 10곳 중 7곳이 전임교원(교수)이 한 명도 없는 셈이다. 대구는 69%, 경북은 67.3%다.

특히 지난해 정부의 반도체 인력양성 계획 발표 후 올해 반도체 학과가 있는 대학은 295개에서 309개로 늘었고 반도체 관련 학과도 무려 76개나 더 생겨났다. 하지만 전임교원의 수는 5천94명에서 5천75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의 전임교원은 지난해 41명에서 올해 37명으로 줄었다. 연세대학교 기계공학부 전임교원은 36명에서 33명으로 3명이 줄었고 전기전자공학부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역시 각각 1명씩 감소했다.

포항공대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기계공학과 전임교원이 1명 감소했고, 전자전기공학과 전임교원은 무려 3명이나 줄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전문인력을 키울 학과와 교원의 수도권 집중 현상도 뚜렷하다. 반도체 관련 학과가 있는 학교의 35.3%(109개교)가 서울·경기·인천에 집중돼 있고 전임교원 역시 전체의 41.4%(2천103명)가 수도권 소재 대학에 근무하고 있다.

전임교원이 한명도 없는 학과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원도(81.4%)였고, 울산(47.4%)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호 의원은 "반도체 인력 부족의 주요한 원인은 학생들을 전문적으로 가르칠 교수가 없기 때문"이라며 "반도체 전임 교원 확보를 위한 특별한 대책 없이는 반도체 인력양성 계획은 공염불에 그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