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국감, 취수원 이전·정치적 입장 등 두고 날 선 문답…간간이 웃음 터지기도

입력 2023-10-23 17:24:44

"취수원 이전 구미시장 설득 부족" 지적에…"본인 한 일 뒤집는 사람과 더 대화 안해"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부결 배은망덕?"…"표현 지나쳤다면 사과"

2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질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판 의원, 권성동 의원, 박성민 의원.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질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판 의원, 권성동 의원, 박성민 의원.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질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식 의원, 오영환 의원, 최기상 의원, 송재호 의원, 권인숙 의원.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질의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식 의원, 오영환 의원, 최기상 의원, 송재호 의원, 권인숙 의원.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2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정감사에서는 대구 취수원 이전과 신청사 건립 문제, 자치경찰제 위상,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등 시 주요 현안들도 도마에 올랐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야당 의원들의 날 선 지적에 거침없이 대응하면서도 간간이 가벼운 농담을 던지거나 일부 지적에는 이내 수긍하는 여유로운 모습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의원은 "구미 해평취수장을 대구 취수원으로 이용하기로 했던 '맑은물 상생 협정이 파기된 것은 굉장히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1991년 '페놀사태' 이후 대구시민들은 안전하고 깨끗한 식수원 확보에 목말라 있다. 맑은물 상생 협정은 대선 공약이었고 6개 기관이 공동 서명한 것인데 행정의 일관성이라는 면에서 문제가 있다"고 따져 물었다.

이에 홍 시장은 "협정은 우리가 파기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고 김장호 구미시장이 갑자기 (해평취수장보다) 상수원을 위로 옮기라고 해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이 "구미시장이 반대했더라도 좀 더 설득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홍 시장은 "엉뚱한 소리를 자꾸 하는 그런 사람과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안동댐을 상수원으로 이용하는 '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의 사업비 규모와 수질 오염 문제를 두고 공방도 벌어졌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2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홍준표 대구시장이 23일 대구시청 산격청사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안성완 기자 asw0727@imaeil.com

이 의원은 "대구에서 45㎞ 떨어진 해평취수장 관로 사업비가 9천억원인데, 112㎞ 떨어진 안동댐이 9천700억원이 든다는 게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서 "안동댐 상류의 석포제련소에서 배출된 카드뮴 등 중금속으로 수질 우려도 있다"고 물었다.

이에 대해 홍 시장은 "안동은 도로 접도구역으로 관로를 설치하면 보상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면서 "수질은 안동댐보다 구미 해평이 더 나쁘다"라고 했다.

울산 중구가 지역구인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은 관련 협약 파기로 울산이 운문댐 물을 받지 못하게 된 상황을 우려했다.

울산은 대구가 해평취수장에서 취수하면 운문댐 물 중 일부를 받아 사연댐의 수위를 낮추고 국보인 반구대암각화 보존에 나설 계획이었다.

박 의원은 "협약이 파기되면서 울산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대한민국 최고 정치인으로서 경북도지사와 구미시장을 불러서 설득할 방법이 없었나"라고 질의했다. 이에 홍 시장은 "지금은 (두 사람 다) 머리가 커져서 안 온다. 내 말을 잘 안 듣는다"고 답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민주당 최기상 의원은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부결 후 홍 시장이 페이스북에 "무리하게 (이재명 대표 영장을) 기각해줬는데 그 은혜도 모르고 배은망덕하다"는 글을 올린 것을 두고 "재판 독립에 대한 존중이 없고 의회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홍 시장은 "정치를 하면서 다들 자기 생각이 있고 말할 자유가 있다. 각자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민주주의 아닌가"라면서도 "표현의 수위가 높았고 기분 나빴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오영환 의원은 서울, 경기 등에서 시행 중인 조부모 돌봄 수당을 신설하고,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를 맞아 시민안전테마파크와 안전상징조형물의 명칭을 각각 추모공원과 위령탑으로 변경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당 송재호 의원은 자치경찰제도의 개선을 위한 노력을 주문했다. 홍 시장은 "자치경찰위원장은 내가 임명하지만 지난 1년 4개월간 거기가 뭘 하는 관인지 모르겠다"면서 "위원장만 임명하고 업무 개입도 할 수 없는 이런 식이라면 (자치경찰제를) 아예 없애는 것이 낫다"고 했다.

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대구가 전세 사기 피해 지원에 소극적인 점을 따져 묻고, 피해자 보호 조례 제정 등을 포함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더불어 올해 성폭력 피해자 지원 및 치료 회복 예산 감액에 따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 건립을 추진 중인 시청 신청사 건립 문제를 설명하면서 "신청사가 지역 대표 건축물로 들어서길 기대한다"고 조속한 추진을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