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10억 달러 인정받아…투자·경험·네트워크 제공"
"창업으로 얻은 오너 마인드, 취업에도 유리"
투자 뒤 기업가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라는 이 주목할 만한 창업투자사의 이름에서 한류(韓流)가 떠올랐다. K라는 접두어로 지구촌을 주름잡고, 세계인을 매료시키는 드라마‧영화‧뮤직‧음식…. 창업투자에 있어서도 초일류기업이 돼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인 신생 기업)을 키워내겠다는 꿈과 의지가 엿보였다.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는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으로 혁신을 이끌고 있는 스타트업을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기존 금융기관의 언어로 번역하고 연결·융합함으로써 새로운 혁신의 촉매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업(業)의 본질을 정의했다. 그러면서 "펀드규모와 기간의 한계를 경험과 네트워크로 극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젊은이들을 향해선 창업을 권유했다. 김 대표이사는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며 "이 때 얻게 되는 오너 마인드는 취업에도 유리하게 작용 한다"고 격려했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단비 같은 존재다. 먼저 주요 투자 실적이 궁금하다.
▶한국신용데이터(KCD)에 2022년 2월 투자해 234억 원 규모의 신주 인수를 했고, 지난 8월 모간스탠리택티컬밸류(MSTV)로부터 1천억 원을 투자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기업 가치는 10억 달러(한화 약 1조3천억 원)를 인정받아 지난해 10월 투자유치 때보다 약 5천억 원 늘었다.
-케이유니콘만의 가치창조 전략과 방안이 있다면?
▶KCD의 자회사인 한국평가정보(KCS) 설립 시 주요 금융회사나 은행 등 기관투자자 연결하는 데 주력했다. KCS 이사회 구성에 있어 의장 등 주요 인력을 추천하고, KCD 비즈니스 활성화를 위한 주요 매체 인터뷰도 주선하고 있다. 캐시노트 이용자 확대를 위한 전략적 제휴 가능한 업체 소개 및 투자 검토도 빼놓을 수 없겠다.
-차별성이나 경쟁력은?
▶유니콘 직전의 회사들은 사실 한국에서 자금 지원이 잘 안 된다. 너무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그 언저리에 있는 회사들을 저희가 투자도 하고 경영 자문도 해서 1조 원짜리 회사를 만들겠다는 게 미션이다. 사실 이 쪽은 외국계가 다 장악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못 따라간다. 여러 회사에 작은 돈을 뿌리기보다 좋은 회사 하나에 가능한 많은 자금을 투자 하려고 한다. 나아가 투자뿐 아니라 경험과 네트워크를 제공한다. 자문위원단과 파트너그룹을 활용해 스타트업을 기존 산업계 및 국내외 금융·자본시장에 연결하고, 다양한 외부 기관과의 파트너쉽(MOU)을 매개로 투자 대상기업 발굴하는 걸 집단지성을 활용해 시스템화하고 있다.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2년 전이었다. 우리 청년 스타트업 대표들을 고리로 사회가 좀 더 나아지는 모습을 구현하고 싶었다. 전직 고위 경제 관료와 전직 외국계 은행장 그리고 저 3명이 공동창업자로 모여서 조금이라도 우리는 받은 게 많으니 이제 도움을 주자, 투자는 물론 우리의 경험이나 네트워크를 활용해 회사가 좀 더 성장하는 데 도움을 주면 궁극적으로 사회가 나아지는데 보탬이 될 거라고 믿었다.
김 대표만큼 금융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고, 내공을 다진 인물을 찾기 쉽지 않다. 산업은행을 거쳐 유럽‧미국과 일본의 주요 금융사에서 능력을 발휘했고, 아이디어브릿지자산운용 대표이사‧IBK자산운용 대표이사 대행‧우체국금융개발원 원장‧은행권청년창업재단 상임이사 겸 디캠프 프론트원 센터장을 역임했다. 구체적으로는 IMF 구제금융사태 극복을 위한 자산유동화법 입법(1998년) 과정에 참여했고, 중소기업이 보유한 특허자산의 특허 매도 후 라이센스활용 구조 펀드를 최초로 설계 도입했다. 특히, 디캠프센터장으로 세계 최대 스타트업 보유 공간인 '프론트원'을 성공적으로 개관해 운영하는 성과를 냈다. 케이유니콘 초기 단계부터 철저하게 이른바 실세(實勢) 대신 실무자와 접촉해 시장의 신뢰를 키웠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를 성공시켜야 하는 숙제를 받아서 풀고 있는 지금부터가 의미 있는 것"이라며 세상에 좀 더 좋은 의미를 함께 만들어가는 창업투자사로 발돋움 하려는 꿈을 숨기지 않았다.
-투자 기준이나 원칙은?
▶스타트업의 성장 단계별로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져야 할 것 같다. 극초기 아이디어만 있는 경우와 어느 정도 아이디어가 구체화돼 시장에 진입하는 시기 그리고 본격적 성장과 수익이 현실화 되는 단계 등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겠다.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 아닐까 한다. 아이디어와 시장은 처음의 가정과 달리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창업자 본인의 의지와 전문성 그리고 열정, 마지막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 같은. 무엇이든 감사하는 마음과 배우는 자세를 가진 분을 높이 평가한다. 특히 우리 모두가 처음에는 모든 것에 어설프다는 걸 기억했으면 한다. 내일의 저는 오늘의 저를 아마도 조금 어설프다고 생각할 게 분명하다. 스타트업은 어설프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기존의 성벽을 깨야한다고 주장해왔다. 파괴적 혁신을 강조하는 이유는?
▶혁신의 다른 표현은 생존이다. 인류 문명의 발전 역시 다르게 말하자면 생존 활동의 결과물이다. 모든 파괴적 혁신은 성 밖, 주변부에서 일어난다. 성 내부는 평온하다. 하지만 성은 외부와 단절을 의미하고 변화를 거부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유니콘 창업자의 55%‧미국 대학 특허 출원자의 76%는 이민자와 관계돼 있다. 성 안이 배부르고 등 따뜻한 건 적응된 것이고 변화를 거부하는 건 인간의 본능이다. 언론계‧법조계‧교육계‧정계‧재계‧산업계‧노동계‧각종 업계‧의료계, 그 큰 계 아래로 세부적인 '파', '출신', '지역' 이 모든 게 성을 의미한다. 성을 스스로 허물지 않으면 결국 외부의 힘에 의해 무너지고 만다.
-어려움은 없었나?
▶마주치는 현실은 늘 그렇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언제나 좋은 경험이었다. 원래 시작이 미약했기에 지금의 성취 자체가 기적인 듯 하다. 산업은행에서 첫 직장 생활을 할 때 회계 지식이 모자라 저녁에 상고 학생들이 다니는 부기학원에서 회계기초 공부를 했다. 본점 국제금융부에서 일하며 야간‧새벽 합숙 영어학원을 다녔다. 늘 부족했고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경영 철학을 들려 달라.
▶철학이라고 표현하기에는 아직 그렇고, 의미와 재미 두 가지 '미'를 추구하고자 한다. 저 역시 아직 뭘 잘하는 지는 여전히 탐험중인 것 같고, 그래서 '해야 할 일을 찾아서 잘 하자'라는 마음을 다진다.
-고향에는 더러 가나?
▶부모님 선산이 있고, 화성산업 사외이사를 맡고 있어 찾을 일이 적지 않다. 사외이사로서 대구경북에 뿌리를 둔 화성산업이 건설업 밖으로 외연을 넓히고, 지역의 틀에서 벗어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또 대학 특강 요청이 많아 가곤 한다.
-고향 후배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준다면.
▶해야 되는 것, 주어진 걸 열심히 잘 하는 게 중요하다. 하고 싶은 건 돈 내고 하면 된다. 해야 되는 걸 잘하는 게 프로다. 구체적으로는 창업을 권유한다. 부모님 돈이 아닌 아르바이트 같은 것으로 종자돈을 만들어 일단 시도를 해보자. 창업을 경험하면 취업도 더 잘할 수 있다. 오너 입장에서는 오너마인드를 지닌 이를 뽑는다. 혼자서 힘들면 몇 명이 짝을 이뤄 사업을 하며 등기부를 떼어보고, 역할을 나누고, 제품‧서비스를 개발하는 그 과정에서 세상을 이해하고, 길을 찾게 된다.
◆김홍일 대표 누구

김홍일 대표의 집무실에는 공동창업자의 부친인 고 최백규 선생의 '출사표' 서예 작품이 걸려 있다. 스타타업 자체가 출사(出師)와 다름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전쟁터로 떠나기 전 각오를 다진 제갈공명의 마음가짐 같은 게 느껴지는 전장(戰場)이다.
대구 출신으로 대구고‧경북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산업은행에서 금융 인생의 첫발을 뗐다. 구미지점‧국제금융부‧싱가포르지점에서 근무했다.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 및 은행제도과 파견 이력에서 보듯 능력을 인정받고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자산유동화법 입법 과정에 참여해 IMF 사태 극복에 일조한 게 대표적 성과 중 하나다.
2001년부터 10년 동안 홍콩에서 네덜란드 에이비앤암로은행‧미국 리먼브라더스‧일본 노무라 증권에서 일했다. 귀국한 뒤 한국 최초의 특허 전문 자산운용사를 설립해 국내 기업의 해외 특허소송을 지원하거나 국내외 특허를 원가에 산 뒤 7~8년간 이자율 개념의 사용료를 내면서 이를 활용해 돈을 벌면 되사가는 '특허 매도 후 라이센스활용'(Sale & license back)펀드를 개발 운용했고, 우정사업본부 산하 우체국금융개발원이라는 준정부 기관장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스타트업 보육기관인 은행권청년창업재단 상임이사로 세계 최대 규모의 프론트원 개관을 총괄했다. 은행‧증권‧자산운용‧보험, 여기에 스타트업투자 등 늘 새로운 업무를 밑바닥부터 경험한 게 큰 자산이다. 현재 케이유니콘 이외에 세계은행 국제투자공사(IFC) 서울 수석고문과 아산생명연구원 자문위원으로 있다.
혁신과 더불어 자율과 창의성을 중시한다. 미국에서 외국계 증권사에 다니다가 창업한 아들이 난관에 빠지면 어떤 조언을 하겠느냐는 물음에 "지켜보겠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저서로 '영문 대출계약서의 이해' '금융혁명-자산유동화법과 사례 연구'(이상 공저)가 있다. 대한민국 정책소통 유공 정부포상 대통령상을 비롯 국무총리 표창 2회 등 수상 이력을 열거하기 숨찰 정도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행복더함 사회공헌대상‧대한민국 최우수 공공서비스 대상‧대한민국 커뮤니케이션 대상 홍보물 출판물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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