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클리닉] 감사합니다

입력 2023-10-11 06:30:00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장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장

모든 일에는 음이 있으면 양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습니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 정책을 펼친 끝에 위기는 잘 넘겼으나 그 후폭풍(?)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등이 촉발되면서 고금리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힘든 일들이 많이 생겼고 아직까지 물가나 금리가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아 여러 분야에서 어려움이 많으시리라 생각되고 필자 또한 공감합니다.

이스라엘의 다윗 왕은 전쟁에 이겼을 때도 교만하지 않고 절망에 빠졌을 때도 희망을 잃지 않기 위해 반지에 새겨질 글귀를 찾았습니다. 그러던 중 솔로몬 왕자의 지혜를 빌어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탄생했습니다. 이처럼 현재 어려움이 있더라도 이를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간다면 반드시 좋은 일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올해 77세가 되신 필자의 어머니가 무릎 관절염이 심해지면서 필자에게서 금년 2월경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게 되셨습니다.

어머니가 비교적 젋었을 때 그러니까 약 20여 년 전 갑작스러운 무릎 통증으로 몇 달간 고생하신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당시 내측 반월상 연골판 후방기시부 파열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이 나아지니 별다른 치료나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것 같고 치료를 등한시하다 보니 이후 서서히 관절염이 진행되어서 걷기가 많이 힘들어지셨습니다. 앉아 계시다 서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의 일상 동작에서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오랜 기간 설득 끝에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시게 되었고 수술 후 약 6개월이 지난 지금은 이전보다는 훨씬 편하게 생활도 하시고 통증이 덜 하시니 삶의 질도 나아지시는 것을 옆에서 바라보고 있습니다.

어머니를 직접 수술하게 된 이유는 지면에서 밝히지 않아도 여러 독자분들은 그 연유를 잘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주위에 많은 곳에서 이야기하는 "가족처럼 치료하겠다. 가족이라 생각하겠다"는 말이 무색하게 진짜로 제 어머니를 수술하게 되니 이제까지 느끼지 못한 많은 것들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저희 3남매를 키우시기 위하여 고생스럽게 살아오셨고 강한 모습만 보여주셨는데 수술 전 불안해하시는 모습을 뵈면서 가슴이 아팠고 빨리 회복하시려고 애쓰시는 과정, 수술 부위의 여러 가지 불편함을 이겨내고 회복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니 수술 전 의사가 아닌 아들, 보호자로서 느꼈던 불안감이 서서히 사라졌습니다. 이전까지는 필자에게 치료받았던 환자들의 마음을 머리로 느꼈다면 어머니를 수술한 후 환자나 보호자의 마음을 가슴으로 느끼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한편으론 이런 마음으로 인하여 제 마음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또한 질환이 아니라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인 제가 짊어져야 되는 숙명이라 생각하고 받아들이려 애쓰고 있습니다. 의술의 숙련도만 추구한 지난날을 반성하며 인술의 성숙도를 추구하는 또 다른 수십 년을 조심스럽게 꿈꿔봅니다.

지천명의 나이를 넘은 아들의 흰머리를 보며 가슴 아파하시는 어머니, 무릎이 아파 힘드셨던 그 어머니를 보며 마음 한구석에 짐을 짊어지고 있었던 아들. 이젠 서로의 짐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 봅니다. 우리 모두의 부모님들, 그 아들과 따님들, 감사하고 응원합니다.

우동화 대구 올곧은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