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이젠 수영 불모지 아냐' 한국 수영, 항저우서 잇따라 메달 소식

입력 2023-09-28 12:28:21

황선우 외에도 대구시청 이호준, 지유찬 등 '황금 세대' 활약
27일까지 금 3개, 은 2개, 동 8개 수확…추가 메달 기대할 만

황선우가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계영 800m 자유형 결승에서 마지막 영자로 나서 역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선우가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계영 800m 자유형 결승에서 마지막 영자로 나서 역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젠 수영이 '효자 종목'이다. 황선우(20)를 비롯해 '황금 세대'라 불리는 젊은이들이 아시아 수영 무대를 휘젓고 있다. '마린 보이' 박태환이 외로이 물살을 가르며 한국 수영의 자존심을 세우며 버팀목 역할을 해온 게 격세지감이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황선우는 27일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수영 경영 남자 200m 자유형에서 1분44초40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는 한국 신기록이자 대회 신기록. 자유형 100m에서 금메달을 가져간 라이벌 판잔러(19·1분45초28)를 2위로 밀어내 설욕전에도 성공했다.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출전한 황선우가 역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출전한 황선우가 역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금메달을 기대하며 수영 경기를 지켜보는 건 박태환 이후 오랜만에 느껴보는 경험. 황선우는 박태환의 후계자란 말에 걸맞는 활약으로 대표팀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이 메달은 처음 아시안게임에 나선 황선우의 첫 개인 종목 금메달이기도 했다.

황선우의 존재는 단체전에서도 큰 힘이 되고 있다. 24일 개인 종목인 자유형 100m에서 동메달을 딴 데 이어 25일 계영 800m에서 동료들과 함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6일엔 남자 혼계영 400m에서 마지막 자유형 영자로 출전, 동료들과 나란히 은메달을 거머쥐었다.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800m 계영 결승에 출전한 양재훈(왼쪽부터), 이호준, 김우민, 황선우가 각각 힘차게 입수하고 있다. 남자 계영팀은 결승에서 7분 01초 73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800m 계영 결승에 출전한 양재훈(왼쪽부터), 이호준, 김우민, 황선우가 각각 힘차게 입수하고 있다. 남자 계영팀은 결승에서 7분 01초 73으로 아시아 신기록을 수립하며 금메달을 획득했다. 연합뉴스

27일 남자 200m 자유형 금메달은 황선우가 이번 대회에서 따낸 네 번째 메달. 한국 선수가 아시안게임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건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의 박태환 이후 13년 만의 일. 역대 두 번째 기록이기도 하다.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출전해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한 황선우와 이호준이 경기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출전해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차지한 황선우와 이호준이 경기 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함께 출전한 대구시청 소속 이호준(22)의 활약도 빛났다. 황선우와 나란히 물살을 가른 끝에 1분45초56의 기록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황선우 등과 함께 '황금 세대'로 불리는 이호준은 계영 800m에서도 황선우, 김우민(22), 양재훈(25)과 팀을 이뤄 역영해 금메달을 수확했다.

황선우의 활약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남자 200m 자유형에서 우승한 지 약 한 시간 뒤 다시 물에 뛰어들었다. 혼성 혼계영 400m 마지막 주자로 등장해 한국이 동메달을 획득하는 걸 도왔다. 체력 부담을 이겨낸 역영이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혼성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황선우, 최동열, 김서영, 이은지가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혼성 혼계영 400m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황선우, 최동열, 김서영, 이은지가 27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메달 수여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 간판 김서영(29·경북도청), 신예 이은지(17)도 이 종목에서 황선우와 팀을 이뤄 동메달을 따냈다. 김서영은 여자 접영 100m에서 4위, 이은지는 여자 배영 100m에 동메달을 차지한 뒤 다시 물살을 갈랐다. 황선우처럼 개인 종목을 치른 뒤라 힘든 상황에서도 선전했다.

앞서 25일 대구시청 소속 지유찬(21)은 자유형 남자 50m에서 '깜짝' 금빛 낭보를 전했다. 21초72의 대회 신기록 겸 한국 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거한이 즐비한 단거리 무대에서 키 176㎝란 작은 체격임에도 뛰어난 탄력과 힘으로 정상에 우뚝 섰다.

지유찬이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50m 자유형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유찬이 25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열린 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50m 자유형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들 청년들의 활약에 힘입어 한국이 27일까지 수영에서 건져올린 메달은 금 3개, 은 2개, 동 8개에 이른다. 이 정도만 해도 대단한 성과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중장거리의 강자 김우민이 자유형 800m와 400m에서 메달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