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의성군, '군위 화물터미널' 수락한 적 없다…재배치 협의 중 대구시 일방 발표"

입력 2023-09-20 17:01:10 수정 2023-09-20 20:59:10

"지난 14일 국토부·국방부·대구시·군위군·의성군 모여 화물터미널 배치 추가협의하기로"
"법률자문 결과 공동합의는 당사자 진의가 중요, 당사자 간 이견, 추가 동의 필요…대안 찾아야"

대구경북신공항 공항신도시 조감도. 경북도 제공
대구경북신공항 공항신도시 조감도. 경북도 제공

대구시가 "의성군도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이 군위에 배치되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하자 경북도는 "의성군은 단 한 번도 찬성한 적 없다. 최근까지 대구시 등과 화물터미널 재배치 논의를 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경북도는 20일 대구시 발표와 관련해 "최근까지 경북도 중재로 대구시와 의성군 간 화물터미널 배치 대안을 찾기로 협의한 상황이어서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북도는 지난 14일 국토교통부, 국방부, 대구시, 군위군, 의성군 등 관계당국 비공개회의를 열고서 조만간 화물터미널 배치 관련 추가 협의를 할 계획이었다고 설명했다.

회의에서 경북도는 "법률자문 결과 구체적 내용을 명문화하는 일반적인 계약 등과 달리 단체 간 공동합의는 각 이해당사자가 바라는 진의가 중요하다는 해석을 받았다"며 "화물터미널 입지를 두고 대구시와 의성군 간 공동합의문 해석에 이견이 있으니 행정기관 간 추가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참가 기관들도 이에 모두 동의했다는 것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화물터미널을 군위에 배치하는 것을 '의성군도 알고 있었다'는 대구시 표현은 '상황을 알지만 받아들인 적 없던' 의성군과 주민들의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25일 오전 경북도청 브리핑룸에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관련, 의성 지원 방안이 담긴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이 25일 오전 경북도청 브리핑룸에서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관련, 의성 지원 방안이 담긴 공동합의문을 발표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신공항 당사자(경북도·대구시·의성군·군위군) 공동합의는 2020년 7월 30일 처음 대구시 편입 등 신공항 입지의 키를 쥐고 있던 군위군의 입장을 고려, '민간공항 터미널 등은 군위군에 배치한다'는 조항을 담아 이뤄졌다.

이어 같은 해 8월 25일, 의성군에도 상응하는 실익을 준다는 취지로 '항공물류·항공정비산업단지 등을 의성군에 조성한다' 및 '기본계획 수립 시 상기 내용에 대해 의성군과 협의해 추진한다'는 조항을 담아 필요한 내용을 추가 논의하기로 했다.

신공항 공동합의문. 대구시 제공
신공항 공동합의문. 대구시 제공

경북도에 따르면 '터미널'은 여객터미널을 전제한 것으로, '화물터미널'을 명시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의성군은 화물터미널 설치 논의를 시작한 이후 이것이 '항공물류단지'와 연계한 시설이라 판단, 추가 논의를 통해 기본계획 수립 때까지 역내 배치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실제 의성군은 2021년부터 국방부 군공항이전사업단과 대구시를 수 차례 방문해 "화물터미널 없는 물류단지 조성 계획은 속 빈 강정"이라며 "의성군 행정구역 내 공항부지에 화물터미널을 배치해야 한다"고 거듭 건의했다.

이번 회의에서 대구시와 국방부, 국토부는 "화물터미널을 의성 쪽에 배치하려면 비용이 늘어 재배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북도는 의성군에 "대안을 내놓으라"고 요청했고, 의성군이 이를 받아들여 당시부터 검토를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 관계자는 "관련 협의를 시작하자마자 대구시가 갑작스레 화물터미널의 군위군 배치를 공식화하니 당혹스럽다. 조만간 공식 입장을 정리해 밝힐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