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심리상담사가 제시하는 '잘 듣기'의 기술… 'Hear:히어'
꼬마 테일러의 마음을 연 건 '조용한' 토끼였다… '가만히 들어주었어'
"상대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은 상대에게 최고의 찬사를 보내는 것과 같다"고 데일 카네기는 말합니다.
좋은 말, 멋진 말, 재치 있는 말보다 더욱 필요한 것이 '잘 듣는 것'일 수 있습니다. 부모나 선생님은 자녀나 학생들에게 어쩔 수 없이 많은 말을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자칫 아이가 하는 이야기를 끝까지 듣기보다 중간에 끼어들어 조언이나 충고를 건네기 쉽습니다.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상대의 진심에 닿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까요?

◆'듣기'에도 기술이 있다
책 'Hear:히어'(야마네 히로시 지음)의 저자는 사람들의 이야기 듣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전문 심리상담사입니다. 듣는 기술의 본질은 내가 '어떻게 이야기할 것인가'가 아니라 상대가 '어떻게 이야기하게 만들 것인가'입니다. 즉, 이야기하는 사람이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스스로 답을 찾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중요하다는 겁니다.
심리상담의 마지막에 사람들은 대부분 '들어줘서 고마워요'라는 말을 남긴다고 합니다. 그는 정작 듣기만 했는데 말입니다. 이 책은 심리상담사가 평소 사용하는 듣는 비법 중에서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듣는 기술을 정리해서 제시합니다. 내용을 큰 덩어리로 나눠 보면, ▷일단 들어라 ▷말하지 마라 ▷조언하지 마라 ▷침묵을 견뎌라 ▷경청하지 마라 ▷듣는 것을 즐겨라 등 4장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여기서 부모나 선생님으로서 가장 많이 밑줄 그을 부분은 3장의 '조언하지 마라, 상대가 원하는 것을 먼저 말하기 전까지는'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말하는 사람은 해결해달라는 뜻이 아니기에, 충고하거나 알려주고 싶은 마음을 억눌러야 합니다. 대화의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말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됩니다. 그래서 잘 듣고 싶다면 대등하거나 오히려 자신이 조금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며 들으라고 합니다. 잘못이 있더라도 판단이나 심판하지 않고 일단 들어주는 것입니다.
중간중간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반응 즉 '맞장구'도 중요합니다. 이외에도 상대가 사용한 단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미믹킹(Mimicking) ▷미러링(Mirroring) ▷침묵 견디기 ▷청크업(Chunk up) 질문 ▷5W1H(육하원)를 이용한 대화 이어가기와 같은 방법을 제시합니다.

◆말을 줄이면 상대의 마음이 열린다
누군가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듣는 것으로 어떻게 상대를 도울 수 있는지 보여주는 그림책이 있습니다. '가만히 들어주었어'(코리 도어펠드 지음)라는 그림책입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주인공 테일러는 이제 걸음마를 떼고 본격적으로 세상을 탐색해 나가는 서너 살의 꼬마로 보입니다.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새롭고 특별한 일을 해내고 뿌듯해합니다.
그런데 난데없는 뜻밖의 일로 모든 게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고 맙니다. 시무룩해져서 웅크리고 있는 꼬마에게 동물 친구들이 차례로 등장합니다. 어떻게 된 건지 말해보라고 다그치는 닭, 소리를 질러 화를 풀어내라는 곰, 원래대로 고쳐주겠다고 해결사를 자처하는 코끼리, 별거 아니라는 듯 웃어넘기라는 하이에나 등등. 여러 동물의 모습에서 우리의 일면을 발견하게 됩니다.
하지만 천천히 다가와 말없이 함께 있어주는 토끼가 있습니다. 토끼는 테일러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줍니다. 시간이 흐르자 테일러는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구마구 쏟아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는 그저 들어줄 뿐이라는 사실입니다. 심리상담을 비롯한 심리요법도 '답은 반드시 말하는 상대가 갖고 있다'는 전제 아래 진행됩니다. 부모가 어떤 조언과 해결책을 제시해도 실행할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자녀입니다. 우리는 자녀가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아이는 자신의 이야기가 부모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안정감을 느끼고 스스로 길을 찾아낼 것입니다.
남의 이야기를 들을 때 머릿속에 하고 싶은 말이나 생각이 자꾸 떠오른다면 이 두 권의 책을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대구시교육청 학부모독서문화지원교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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