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李 체포동의안' 내홍 심화…21일 총리해임안과 동시 표결 예정

입력 2023-09-19 17:37:39 수정 2023-09-19 21:04:01

친명계, 체포동의안 부결 주장…가결 시 후폭풍 클 것 경고
비명계, 이재명 대표 스스로 가결 요청해야…불체포특권 포기 통해 방탄 정당 탈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가‧부결 및 당론 채택 여부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앞서 제출한 총리 해임안도 같은 날 표결 예정이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가 단식 중 건강 악화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에서 검찰의 영장청구 및 체포동의서가 국회에 제출됐다. 본회의 보고 후 21일 표결이 예정되면서 의원 간 가·부결 및 당론 채택 찬반 입장으로 나뉜 상태다.

단식 투쟁 중 입원한 이 대표가 주도해 온 대정부투쟁 구도 속 단일 대오 흐름에 표면적으로 드러내진 못하고 있지만 물밑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민주당은 검찰의 영장 청구에 반발한 친이재명계 주도로 국회 상임위원회를 전면 보이콧까지 했지만 민생 소홀 지적이 나오는 등 반발로 하루 만에 철회하는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

현재 친명계는 이 대표의 단식 투쟁 중 입원과 맞물려 체포동의안 부결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검찰의 정치수사를 규탄하며 가결시킬 경우 후폭풍 클 것이라고 공개 경고를 하는 상황이다.

민형배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부결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고 부결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수사 자체가 엉터리였을 뿐만 아니라 증거를 아무것도 못 내놓고 있다. (가결하면) 검찰의 행위가 정당성을 갖게 된다"고 압박했다.

김의겸 의원도 BBS 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을) 반드시 부결시켜야 한다"며 "한 표의 이탈도 없이 똘똘 뭉쳐서 부결시켜야 한다. 가결이 부결보다 후폭풍이 100배는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비명계는 이 대표가 지난 6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한 만큼 대표 스스로 가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방탄 정당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가결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조응천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가결해 달라'고 하는 게 제일 낫다"며 "그러면 가결돼도 반란표가 아니다. 대국민 약속을 지키는 정당이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 의원은 "만에 하나 부결이 돼도 이 대표로선 알리바이가 된다"며 "여권에서 '방탄 단식'이라고 조롱하는 것을 일거에 날려버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친명계도 부결을 당론 채택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이다. 자율 투표일 경우 가결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도부의 당론 채택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단식 중 입원한 이 대표를 방문해 위로하면서 단식 중단을 수 차례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