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융성’ 연 세종대왕, 가무악으로 ‘태평성대’ 기리다

입력 2023-09-15 20:23:19

제9회 세종대왕전통예술경연대회 성료…최수안 씨 종합대상 상금 1천만 원

세종대왕전통예술경연대회 축하 공연에서 민요를 열창하고 있는 모습. 송신용 기자
세종대왕전통예술경연대회 축하 공연에서 민요를 열창하고 있는 모습. 송신용 기자

조선시대 태평성대를 일군 세종대왕은 문화융성을 꽃피운 위대한 주군이기도 했다. 세종은 훈민정음 창제뿐 아니라 문화예술 진흥에도 적극 나서 춤과 판소리, 가무악 같은 당시로서는 민초(民草) 중심이던 예술을 주류로 승화시켰다. 백성이 먹고 살만 하니 신명의 겨레는 응어리진 아픔이나 한을 마냥 덮어두지 않고 흥이 넘쳐나고도 멋들어지게 풀어오게 됐다.

세종의 그 정신을 기리기 위한 세종대왕전통예술경연대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벌써 9회째로 세종대왕 기념사업회 한국전통예술위원(위원장 채향순 중앙대 명예교수)가 서울 홍릉 세종대왕기념관 세종공원에서 14~15일 주최했다.

행사는 초가을 빗방울이 어수선한 가운데에도 뜨겁게 펼쳐졌다. 안 그래도 올해 한글주간 주제가 '한글과 문화, 미래를 열다'라고 한 만큼 세종대왕전통예술경연대회는 '한글', '전통예술문화', '미래'라는 주제의 키워드로 대한민국에서 으뜸으로 펼쳐 보이는 문화예술 행사가 됐다.

채향순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한국전통예술위원장. 그는
채향순 세종대왕기념사업회 한국전통예술위원장. 그는 "세종대왕이 미래의 문을 활짝 여신 것처럼 우리 전통예술의 눈부신 새 시대를 열고 창조적인 문화 한류의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연이었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하나의 축제였다. 세종의 여민락(與民樂) 정신을 바탕으로 전통예술인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며 올바른 전승과 체계적 계승‧발전, 유능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무대였기 때문이다.

행사는 명인부와 일반부·학생부 등으로 나눠 무용을 비롯 ▷기악 ▷민요 ▷판소리 ▷타악 등으로 나눠 진행됐다. 대구경북을 포함 전국에서 모여든 참가자들은 과거에 응시한 선비처럼 묵직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되 경쟁 심리를 두드러지게 드러내지는 않았다. 문예 진흥을 구현한 세종의 정신을 스스로가 앞장 서 실천하면 된다는 의지로 보였다.

특히 축하 공연 자리가 빛났다. 초등‧중학생으로 구성된 도경어린이국악예술단(경기소리 전수 학생 모임), 이나라‧김유리‧성슬기‧유현지 씨의 민요, 채향순 세종전통예술단의 '허튼풀이춤', 박은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이끈 '춘앵전', 단국대 단 최은영(단국대 무용과 교수) 무용단의 '소고춤'은 궂은 날씨를 주저앉히는 신명의 소리이자 장면으로 퍼졌 나갔다.

그래도 경연은 경연. 하이라이트는 종합대상 수상자인 최수안 씨(명인 부문‧민요)로 모아졌다. 그는 1천만 원의 상금을 받았는 데 수상 소감이 인상적이었다. "소리라는 게 듣기에는 좋은 데 하기에는 어무 어렵습니다. 더욱 노력해 여러분에게 편안한 소리를 들려주도록 정진하겠습니다."

세종대왕전통예술경연대회 축하 공연
세종대왕전통예술경연대회 축하 공연 '춘앵전'의 한 장면. 한국전통예술위원회 제공.

채향순 한국전통예술위원장은 "우리의 전통예술은 세종대왕이 그토록 주창하신 소통과 화합의 아름다운 진검다리이자 울타리다. 가무악 이상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하고 사람을 기쁘게 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세종대왕이 미래의 문을 활짝 여신 것처럼 우리 전통예술의 눈부신 새 시대를 열고 창조적인 문화 한류의 마중물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오는 10월 7일 낮 12시 10분 KBS 1TV 국악한마당과 함께 하는 '여민동락'으로 방송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