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학생 나란히 '몸짱'…대구교육청 특별한 학업중단예방 프로그램

국어교사지만 학생들 위해 하루 4시간 운동… 사제가 나란히 몸짱 성공
선생님과 두류수영장에서 특훈… 참가 학생 전원 국제 스쿠버다이버 자격증 취득
성실하게, 잘 따라줘서 고마워… 요트 타며 돈독해지는 사제 간 정

지난 7월 부산에서 열린 2023. World Natural Championship에 참여한 영남공고 1학년 김창연 학생이 보디빌딩 틴에이저에서 1위를, 지한구 지도 교사가 스포츠 모델 마스터즈에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시교육청은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돕고 자아존중감을 키워주기 위해 학기 중뿐 아니라 방학 중에도 쉬지 않고 다양한 교육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선생님과 함께 몸짱 만들기 프로젝트 ▷방학 중 스쿠버다이버 자격증 따기 ▷요트 타고 '플렉스'한 여름방학 보내기 등 독특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와 화제가 되고 있다. 이색적인 활동을 통해 사제 간, 또래 간 건전한 관계를 형성하고 학생들 개개인에게 성취감을 부여함으로써 머물고 싶은 학교 만들기에 앞장 서온 대구 지역 학교 3곳을 소개한다.

◆100일간 노력 끝에… '몸짱'이 된 영남공고 선생님과 학생들

영남공고는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10명 내외의 소규모 체험 중심의 '자기성장 프로젝트'라는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 수업은 학생이 계획하고 주도해 매주 반일제, 혹은 전일제로 진행된다. 학생들의 관심 분야에 대한 사전 조사를 바탕으로 ▷자아탐색반 ▷바리스타반 ▷생활스포츠반 ▷골프반 ▷헬스반 ▷필라테스반 ▷미디어콘텐츠제작반 ▷통기타반 ▷조리반 ▷배드민턴반 ▷전공심화반 등 약 30여 개의 반을 조직해 운영했다.

학생들은 자신이 경험하고 싶은 특정 분야의 체험을 통해 자아 성장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 특히 헬스반은 본교 졸업생이 운영하는 레드맥스짐(대표 김수용)의 도움을 받아, 100일 간의 학교 공부와 함께 힘겨운 몸짱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내킨 김에 대회 출전의 목표를 세우고 지난 7월 22일 부산에서 열린 2023. WNC(world natural championship) 대회에 지도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가까지 했다. 결과는 더 놀라웠다. 1학년 김창연 학생이 보디빌딩 틴에이저에서 1위를, 지한구 지도 교사가 스포츠 모델 마스터즈에서 3위를 각각 차지한 것이다.

지한구 교사는 "국어 교사인 제가 먼저 해보지 않고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일단 부딪혀 보자는 생각에 대회부터 덜컥 접수했는데, 그때부터 불안에서 잠도 제대로 못 자며 아침, 저녁으로 하루 4시간씩 운동했다. 그러자 50일 만에 10kg이 빠졌다. 혼자 했으면 그만뒀을 텐데, 학생들과 함께하니 포기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송우용 영남공고 교장은 "학교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삶의 힘을 길러 줄 수 있는데, 학생 참여 수업, 학생 주도형 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자아 효능감을 키우고, 미래 사회를 대비하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여름방학 동안 '선생님과 함께하는 어울림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구과학기술고 학생 7명 전원이 지난달 국제 공인 스쿠버다이버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여름방학 동안 '선생님과 함께하는 어울림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구과학기술고 학생 7명 전원이 지난달 국제 공인 스쿠버다이버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과학기술고의 특별한 여름방학… 소심했던 내가 '스쿠버다이버'?!

대구과학기술고는 여름방학 동안 두류수영장에서 '선생님과 함께하는 어울림 프로그램'을 실시해 참가 학생 7명 전원이 지난달 국제 공인 스쿠버다이버 자격증을 취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선생님과 함께하는 어울림 프로그램'은 대구시교육청이 직업계고 학생을 대상으로 자아존중감, 도전정신 및 효능감 회복을 위해 실시하는 여름방학 프로그램이다. 대구과기고는 해당 프로그램을 공모해 평소 소극적이고 자신감이 부족한 학생과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방학 중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특히 학생들이 도전 및 성공 경험을 통해 자아 효능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새로운 분야인 스쿠버다이버 자격증 프로그램을 기획했는데 인기가 좋았다. 학생들은 두류수영장에서 전문가와 함께 다이버 기초·기본 훈련 및 잠수 훈련을 진행했고, 열심히 활동에 임한 결과 7명 전원이 스쿠버 자격증을 취득하는 결실을 봤다.

이번에 스쿠버다이버 자격증을 취득한 2학년 김태환 학생은 "스쿠버다이빙에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 자격증을 취득한 것이 너무 뿌듯하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하더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항상 곁에서 도전을 응원해주시고 따뜻하게 격려해주신 선생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석희 교장은 "앞으로도 학생들이 도전의식을 바탕으로 자신감을 가지고 각자의 꿈과 끼를 아낌없이 발휘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학생과 교사가 함께하는 자존감 증진 프로그램 YOLO데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구하이텍고 학생 17명과 선생님이 여름방학을 맞아 부산 해운대 요트 체험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 대구하이텍고, 요트타고 플렉스한 여름방학 'YOLO 데이' 운영

대구하이텍고는 여름방학을 이용해 학생과 교사가 함께하는 자존감 증진 프로그램 YOLO데이를 운영했다.

'YOLO 데이'는 대구하이텍고가 지난 2021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는 '학생 자존감 증진 프로그램'으로, 학교생활을 성실히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격려와 보상의 날을 제공해 이색 스포츠 체험이나 다양한 교외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학교에서 생활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에게 집중되는 에너지를 돌려 평소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 학생들을 찾아 격려해 줌으로써,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동기를 부여하고 자존감 및 학교 생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대구하이텍고는 2023학년도 1학기 기초학력 향상 대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1학기 해피하이클래스(방과후수업)를 운영했으며, 이 수업에 참여한 학생 중 희망 학생 17명을 대상으로 여름방학 YOLO데이를 진행했다.

학생들이 평소에 쉽게 경험할 수 없었던 이색 스포츠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부산 해운대 요트 체험을 기획했으며, 초고층 전망대에 올라가 해운대 전망을 관람하는 일정도 진행해 추억을 쌓았다. 아울러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기초학력 향상 수업을 담당했던 선생님들도 함께 행사에 참여해, 학생들과 같이 체험하며 대화도 나누면서 뜻깊은 사제동행의 추억을 쌓았다.

행사에 참여한 1학년 한 학생은 "YOLO데이를 통해 요트 투어를 처음 해봤는데 바람을 맞으며 좋은 경치를 보게 되어 힐링이 됐고, 방과후수업을 같이 한 친구들과 선생님들도 같이 가서 재미있었고 뜻깊었다. 준비하고 인솔해 주신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창호 대구하이텍고 교장은 "학생들이 이렇게 좋아할 줄 몰랐다. 학생들과 함께 체험하며 많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진정한 소통이 이뤄지고 학생들을 더 이해하게 됐다"며 "학생들이 학교의 주인공이라는 느낌을 받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도 학생들의 자긍심과 밝은 인성을 길러줄 수 있도록 이러한 행사를 지속해서 이어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