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교사 가해자 폭로 계정까지 등장…사진·연락처·주소 공개

입력 2023-09-11 11:45:13 수정 2023-09-11 11:49:35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의 운구 차량이 9일 오전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를 떠나려 하자, 학부모와 학생들이 운구 차량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뜬 대전 초등 교사의 운구 차량이 9일 오전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를 떠나려 하자, 학부모와 학생들이 운구 차량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전 한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가해 학부모로 지목된 이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SNS계정까지 등장했다.
대전 한 초등학교 교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가해 학부모로 지목된 이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SNS계정까지 등장했다.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대전 초등학교 교사의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의 신상을 폭로하는 SNS 계정까지 등장했다.

지난 10일부터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교사 A씨에게 수년간 악성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들과 그 가족들에 대한 정보가 공개됐다. 계정 관리자는 '24년 차 여교사를 자살하게 만든 살인자와 그 자식들의 얼굴과 사돈의 팔촌까지 공개합니다'라고 소개글을 남기기도 했다.

실제로 해당 계정에는 현재까지 40여개의 게시물을 통해 가해 학부모들의 사진, 연락처, 주소 등과 함께 아이들의 사진까지 올라와있다.

자신을 '만10세 촉법소년'이라 소개한 계정 운영자는 "혹자는 선을 넘는다고 할 수 있지만 저들 때문에 남편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다. 엄마는 딸을 잃었고, 두 아이는 엄마를 떠나보내며 한 집안이 풍비박산 났다"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방법으로 그들의 잘못을 일깨워주고 싶다"며 "사회적 공분을 일으킨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뿌리 뽑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글을 신고하겠다는 다른 이용자의 메시지를 공개하며 "신고하고 고소하고 다해라. 촉법이라 신고 안 무섭고 신경 안 쓴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계정은 11일 오전 현재 7천600여명의 팔로워가 생겼고, 게시글마다 많게는 수백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부분 운영자의 신상 공개를 응원하거나 가해자들에 대한 비난을 담고 있지만 현재 해당 계정이 신고를 당하면서 댓글을 볼 수 없게 차단된 상태다.

일각에서는 사적 제재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반응도 나오지만,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 등을 고려해 해당 계정을 옹호하는 반응도 상당수다.

네티즌들은 "법원이 못하는 걸 10살 학생이 해냈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입장에서 생각하면 신상 공개는 당연하다" "전국의 악질 학부모들 신상 다 털어야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다만 "벌은 법으로 받게 해야한다" "온라인에서만 도는 정보로 의도치 않은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등 우려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