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은 골격 강하고 두상도 더 커…삼색 고양이 마주치면 무조건 암컷
목덜미 잡히면 불편해서 멈추는 것 제압 당하거나 자존심 상한다 느껴
반려인구 1500만 시대, 이제는 모두가 반려인 또는 예비 반려인입니다.
'반려동물 행동/건강 Q&A'는 동물과 인간의 행복한 공존을 소망합니다.
Q. 고양이는 보기만 해도 성별 구분이 가능하다?
A. 네. 사실입니다. 체형과 털색으로 암수를 구분할 수 있다.
남성과 여성 간에 골격의 차이가 있듯이, 고양이도 체형과 두상의 크기를 살펴보면 암수 구분이 가능하다. 수컷은 더 강한 골격을 가지며, 특히 두상의 크기가 크다. 강력하게 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길고양이 골목대장이 대두가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어릴적 중성화수술을 받은 반려묘들은 그 구분이 모호해진다.
삼색고양이는 무조건 암컷이다. 고양이 털색은 X 염색체에 노란색, 주황색, 검은색의 유전자로 담겨있으며, 발현되기도 하며 발현되지 않기도 한다. 털색이 발현되지 않는다면 흰색으로 이해하면 된다.
수컷(XY)이 가질 수 있는 털색은 흰색을 바탕으로 노란색, 주황색, 검은색 중의 한가지 색이 발현될 수 있다. 흰색고양이, 검정색 고양이, 흰색을 바탕으로 한가지 색이 더 발현된 두가지 색의 고양이가 다양한 무늬결을 가지며 태어난다.
암컷(XX)은 수컷에게 발현되는 털색의 다양성에 더해, 흰색을 바탕으로 두가지 색이 동시에 발현되는 세가지색 고양이가 태어나기도 한다. 이를 삼색고양이라 부르며 암컷이다.흰색바탕에 주황색과 검은색 무늬를 가졌다면 칼리코(Calico), 세가지 색이 얼룩진 듯 혼재하거나 줄무늬가 형성되었느냐를 두고 톨티(Tortie), 카오스(Chaos), 토비(Torbie)라 호칭 하기도 한다. 모두 삼색고양이며 암컷이다.
삼색고양이 중 1/10000 확률로 수컷이 태어나기도 한다. XXY 등의 이상 유전자를 가진 클라인펠터 증후군(klinefelter's syndrom)으로 대부분 성장장애, 발육부전, 불임 등의 유전질환을 가지며 태어남으로 실제 대면하기는 어렵다.
골목길 마주하는 길냥이가 암컷인지 수컷인지를 살펴보는 즐거움을 가질 수 있다.

Q. 목덜미를 잡으면 고양이가 순해진다?
A. 고양이 입장에서는 불편하고 자존심 상하는 상황으로 이해할 수 있다.
고양이의 독특한 행동 패턴 중 하나는 목덜미를 잡으면 얌전해지는 현상이다. 고양이의 목덜미에 작은 클립(집게)을 집어 두면 고양이가 얌전해지는 데 Clip을 통해 정지시킨다는 의미로 클립노시스(Clipnosis)라 부른다.
이 현상은 생존 본능과 관련이 있다. 야생에서 어미 고양이는 은신처가 발각되면 상위 포식자 몰래 은밀하게 새끼들을 이동시켜야 했다. 어미가 새끼의 목덜미를 물고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는 동안 새끼는 신기하게도 미동도 않으며 소리내지도 않는다. 이러한 행동 패턴을 전문 용어로는 "PIBI(Pinch-induced behavioral inhibition)"라고 한다. 고양이 뿐 아니라 대다수의 포유 동물들의 새끼 때 이러한 반응을 보인다.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유전자 속에 각인되어 있는 본능이다.
성장한 고양이에게 클립노시스 효과는 호불호가 확연하다. 유아기적 성향이 남아있는 고양이는 새끼 고양이 때와 유사한 행동을 보인다. 이 상황를 고양이가 착해진다고 이해하면 곤란하다. 고양이 입장에서는 제압당해서 반항하지 않아야 한다고 이해하며, 당황스럽고 자존심 상하는 상황으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실제로 다툼을 벌이는 고양이가 상대 목덜미를 물거나, 교미 과정 중 수컷이 암컷의 목덜미를 무는 행동은 상대를 제압하였으니 반항하지 말라는 의도를 가진다. 자존심 강한 고양이 일수록 클립노시스를 당하면 강력히 거부하는 반응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목덜미를 움켜 잡은 채 고양이를 들어 올리는 행동은 매우 부적절하다. 고양이의 목덜미에는 피부를 움직이는 근육이 잘 발달되어 있으며 혈관과 신경도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다. 심한 통증과 출혈이 유발될 수 있음을 삼가해야 한다.
클립노시스는 의료진이나 구조 활동 전문가들이 길고양이를 구조하거나 치료가 부득이한 상황에서만 시도하는 것이 옳다. 가정에서 발톱을 깍이거나 보정할 필요가 있다면 담요로 감싸거나, 고양이 보정을 위한 해먹, 보정용 백을 구입해 사용할 것을 권장한다.

Q.고양이는 좁은 공간을 더 좋아한다?
A. 네, 사실입니다. 좁은 은신처를 좋아하는 고양이를 '박스 덕후'라 부르기도 한다.
고양이를 '박스 덕후'라 부른다. 유튜브에 '고양이 액체설'을 검색해보면 작은 유리용기 속에 들어가 편안히 쉬고 있는 고양이 영상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경이로울 정도다. 고양이가 좁은 공간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
고양이 조상은 사막의 건조한 지역에서 유래되었다. 낮의 더위를 피해 새벽 또는 해질 무렵에 들쥐 등의 작은 먹잇감을 사냥한다. 그 외 대부분의 시간은 은신처에서 숨어 지낸다. 고양이는 작다. 더 큰 포식자에게 자신을 노출시키지 않으려 전전긍긍해야 했다. 유연한 몸으로 좁고 은밀한 굴에서도 편안히 잘 지낼 수 있는 신체 조건을 갖추게 된 것으로 추정한다.
체온 유지를 위해서라는 가설도 있다. 고양이는 하루 16시간을 잔다. 사막 기후의 특성 상 밤은 춥다. 긴 수면시간 동안 체온을 유지하며 편안히 지내기에는 좁은 공간이 유리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숨어 지내는 조심성' , '특유의 유연성', '체온 유지 목적' 등의 이유로 고양이는 자신의 몸을 구겨넣을 정도의 좁은 공간을 더 좋아한다.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 위로 받기도 한다는 주장도 있다. 어른도 태아 때의 웅크린 자세를 취하면 심리적 안정을 가지는 유아기적 패턴과 유사하다.
새로 입양하는 고양이에게 이러한 점을 배려하면 도움되기도 한다. 여기저기 종이박스를 몇 군데 배치해 두고 고양이 스스로가 선택하도록 한다. 그 곳을 보금자리로 인정해주면 된다.고양이가 작은 은신처를 선호하는 반면 놀이 공간은 충분히 넓어야 한다. '우다다' 맘껏 뛰어다닐 평면 공간과 더불어 캣트리 등을 설치하여 상하 놀이 공간을 충분히 마련해주어야 한다.

Q. 고양이도 당뇨병에 걸린다?
A. 네 사실입니다. 지속적인 영양 과잉 섭취는 인슐린에 대한 내성을 키워 고양이 당뇨병을 유발한다.
살찐 고양이의 약 2% 에서 당뇨병이 발생한다고 한다. 고양이 당뇨병의 원인은 과영양 대사와 관련이 있으며, 사람의 제2형 당뇨병의 기전과 유사하다. 인슐린이 정상적으로 분비됨에도 불구하고 인슐린에 대한 내성이 생겨 혈당이 조절안되는 경우다. 반려묘의 70% 정도가 과영양증인 점을 고려하면 의외로 당뇨병을 앓는 고양이들이 많음을 추론할 수 있다.
고양이 당뇨병은 다음, 다뇨, 다식이 주 증상이다. 초기에는 살이 찌고, 잠을 많이 자고, 무기력 정도이지만, 당뇨병이 심화되면 구토, 식욕 부진,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가 나타난다. 케톤산증, 신부전, 신경병증, 지방간증 등의 합병증이 유발된다.
당뇨병으로 진단된 고양이는 입원하여 수일간 시간대별 혈당 수치를 체크하면서 유효한 인슐린 투약량과 식사량을 결정한다. 이 후 가정에서는 정해진 인슐린 약물을 정해진 시간에 투여하고 , 정해진 식사량을 잘 준수해야 한다.
고양이 당뇨병의 예방은 간단하다. 덜 먹으면 된다. 고양이에게 식사량이 적합한지를 판단하려면 고양이의 체중을 매일 기록해두는 습관이 필요하다. 집고양이의 평균 체중이 4.5kg 정도임을 감안하고 과체중인 경우 체중이 감소할 때 까지 식사량을 10% 씩 줄여나간다.

박순석 수의사
SBS TV 동물농장 자문수의사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겸임교수
한국수의임상수의사회 부회장
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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