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관 사진작가 "팔공산 숨은 장관 계속 찾아낼 것…폭포들 우선 찍고 싶어"

입력 2023-08-27 13:23:13 수정 2023-08-27 17:34:33

10년째 매력 탐구
'그림 나오는' 포인트 찾기 쉽지 않아…여명 때의 풍경 본 사람만 아는 장관
인봉, 코끼리바위, 아침 안개 낀 동봉…아름다움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

팔공산을 주제로 다양한 사진 작품을 만든 한상관 사진작가가 자신의 작품
팔공산을 주제로 다양한 사진 작품을 만든 한상관 사진작가가 자신의 작품 '미타봉의 봄' 앞에 섰다. 이화섭 기자.

대구의 '진산'으로 여겨지며 대구경북지역의 명산 중 하나인 팔공산이 지난 5월 23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포함 5천종이 넘는 야생생물이 살고 있고 산봉 39곳과 기암 10곳, 계곡 19곳 등 77곳의 자연경관자원을 보유한 팔공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팔공산은 명실상부한 대구경북지역의 자랑이 됐다.

이런 팔공산을 꾸준히 카메라 앵글에 담아 온 한상관 사진작가는 "팔공산은 국립공원으로 진작 됐어야 할 산이었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국립공원 지정으로 팔공산의 진가가 알려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10여년 전부터 팔공산을 소재로 작품활동을 해 온 한 작가에게 팔공산은 어려운 수학 난제와 같은 산이기도 하다. 산세가 부드럽고 널찍하게 자리잡아 있어 산 아래에서는 참 보기 좋은 산이지만 막상 카메라 렌즈를 갖다대보면 그 매력의 반도 안 담기는 묘한 산이라는 것이다.

"팔공산 자체는 다녀보면 '이만한 산이 없다' 싶을 정도로 참 좋은데, 사진 작품으로 만들기에는 어려워요. 소위 '그림이 나오는' 장소나 포인트를 찾기가 쉽지 않고, 운해가 적은 편이에요. 또 정상부에 공군 부대가 있다보니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지요. 하지만 팔공산은 산에 있는 인공물과 자연이 어우러져 만드는 풍경이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또 해 뜨기 한 시간 전 여명이 밝아오는 팔공산의 풍경은 본 사람들만 느낄 수 있는 장관이 있지요."

팔공산을 두루 누볐을 한 작가에게 팔공산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을 추천받았다. 북지장사 뒤쪽에 있는 '인봉'과 코끼리바위, 그리고 아침 안개가 낀 동봉이었다.

"'인봉'을 다른말로 '소년대'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바위 틈에 소나무 하나가 우뚝 서 있거든요. 소나무와 함께 어우러지는 팔공산의 주능선이 참 멋있습니다. 가을에 단풍 들었을 때 가면 참 보기 좋아요. 그리고 아침에 안개가 꼈을 때 동봉에서 공군 부대와 비로봉 쪽을 바라보면 안개에 불빛이 퍼지면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죠. 또 '코끼리바위'라고 알려진 곳이 있는데 저는 '불수(佛手)덤'이라고 불러요. 사진으로 담아보니 코끼리 보다는 부처님 손처럼 느껴졌거든요. 그 곳 또한 장관입니다."

20대 때 울산에서 직장생활 하면서 영남알프스를 혼자 다녔던 한 작가는 그 때부터 산의 매력에 빠졌다. 1박2일간의 지리산 등산에서 산 위로 떠오르는 해가 너무 아름다웠지만 이를 남기지 못한 게 아쉬워서 당시 월급의 3배가 되는 카메라를 장만한 게 사진작가의 시작이었다.

"필름부터 디지털카메라까지 다 다뤄봤죠. 삼각대도 요즘은 '카본'이라고 해서 가벼운 소재가 많이 나왔지만 사진을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알루미늄 소재여서 삼각대에 카메라까지 들고 가면 짐이 엄청나게 무거웠죠. 그러다가 필름이나 메모리카드를 깜빡하는 경우에는 허탈해지기도 합니다. 한 번은 지리산에서 메모리카드 챙기는 걸 깜빡해서 일출 사진을 못 찍었는데 인근 대피소 직원이 작은 걸 빌려줘서 겨우 찍었던 적도 있어요."

한 작가는 앞으로도 팔공산의 숨은 아름다움을 찾아다니기 위해 팔공산을 계속 누빌 생각이다.

"가장 가까운 시일에 이루고 싶은 목표는 팔공산의 폭포를 찍어보는 거예요. 팔공산 안에 장쾌하게 쏟아지는 폭포들이 꽤 있는데 이를 카메라 앵글에 옮기는 게 쉽지 않네요. 아직도 팔공산의 숨은 장관들이 많기에 이를 찾아서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은 계속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