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을지훈련 기간에 인공위성 발사"…9·9절 자축·3국 합의 무력화 의도

입력 2023-08-22 17:50:46 수정 2023-08-22 20:28:12

24일 0시부터 31일 0시 사이 발사 통보, 이번에도 예고기간 초반 발사 가능성 높아
정부 "긴밀한 한미일 공조로 단호한 대응" 천명
미국 정찰기 RC-135V와 우리 해군 이지스함 활동 개시

북한이 지난 5월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북한이 지난 5월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뉴스

북한이 한미 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훈련기간 중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예고했다. 북한은 지난 5월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이후 재발사 준비에 공을 들여왔다.

일본 정부는 북한이 오는 24일 0시부터 31일 0시 사이에 인공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해 왔다고 22일 밝혔다.

북한이 위성발사 계획을 일본에 통보한 이유는 국제해사기구(IMO) 총회 결의서에 따라 운영되는 전세계항행경보제도(WWNWS)상 한국과 북한이 속한 지역의 항행구역 조정국이 일본이기 때문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31일 0시부터 6월 11일 0시 사이에 정찰위성을 발사한다고 통보한 뒤 예고 기간 첫날에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에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로켓 '천리마 1형'을 발사했다. 이번에도 기상 조건이 허락하면 예고 기간 초반에 발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지난 5월 발사 실패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엔진 결함 문제가 해결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이 재발사에 성공하더라도 군사정찰위성으로서 효용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지난 5월 서해에 추락한 위성체 '만리경 1호'의 주요 부분을 인양해 미국과 공동조사한 결과 매우 조악한 수준으로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평가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찰위성 발사는 북한 정권수립 75주년(9·9절)에 앞서 축포를 쏘아 올리고 UFS 훈련을 견제하려는 의지로 풀이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국내 정치적으론 9·9절 축포 용도이고 군사적으론 캠프 데이비드 한미일 합의 무력화를 노리면서 UFS 훈련에 맞대응하는 무력시위"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위성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일체의 발사를 금지하고 있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명백한 불법 행위라고 지적하고 긴밀한 한국-미국-일본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불법적인 도발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긴밀한 한·미·일 공조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불법적인 도발에 단호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당시 '긴밀한 한미 공조'를 언급했던 우리 정부가 이번에는 북한의 핵·미사일에 공동 대응을 강화하기로 한 지난 18일 한미일 정상회의 결과를 반영한 논평을 내놨다.

이어 임 대변인은 "북한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에도 또다시 발사 예고 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 한미 양국은 이날 미국 정찰기 RC-135V(리벳조인트)를 한반도 상공으로 출격시켰고 서해상에 탄도미사일 탐지와 추적이 가능한 이지스 구축함을 배치하는 등 감시태세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