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아이 키우러 오는 도시, 달성

입력 2023-08-23 19:00:00 수정 2023-08-23 20:22:21

정욱진 뉴스국 대구권본부장.
정욱진 뉴스국 대구권본부장.

폭염경보가 내려진 지난 21일 오후, 달성군 유가읍 쌍계리 628번지 공사 현장에서는 무더위 속에서도 인부들이 건물 올리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곳에는 내년 3월 개교 예정인 (가칭)테크노3유·초등학교가 들어설 계획이다. 유치원 18학급, 초등학교 22학급 등 총 40학급, 연면적 1만6천45㎡(지상 5층) 규모로, 총공사비 360여억 원이 투입됐다.

달성군 관계자는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지역은 초등학교 과밀화 문제로 학교를 더 지어 달라는 민원이 많다"며 "테크노3유·초교 신설을 통해 이 지역 유아 교육 여건이 개선되고, 인근 초등학교 과밀 문제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옆 동네인 구지면에서도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지어 달라는 민원이 많다고 최재규 달성군의원이 전했다.

이곳은 지난 2009년 대구 제1국가산업단지가 지정,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증가해 현재 2만 명 가까이 된다. 젊은 부부들이 늘면서 자연스레 학교 수요도 커진 것이다.

다사읍 세천리 지역 학부모들의 소원도 지역에 중학교가 하나 새로 생기는 것이다. 민선 8기 달성군의 역점 공약 중 하나도 세천 지역 중학교 신설 사업이다.

현재 달성군은 하빈면에 있는 달서중·고등학교를 오는 2026년까지 세천 지역으로 이전·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세천 학부모들의 오랜 염원은 조만간 풀릴 예정이다.

전국의 다른 지역은 학교들이 문을 닫거나 학생이 없어 다른 학교와 통합되고 있는데, 이곳의 상황은 정반대여서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저출생 여파에 학령인구가 확 줄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가 풀어야 할 최대 과제가 된 지 오래다. 이 같은 이유로 폐교를 결정한 초·중·고교가 지난 40여 년간 전국에 3천800여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통계청에 따르면 1982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전국 초·중·고교 총 1만1천943개교 중 32%에 달하는 3천855개교가 폐교했다. 지역별로는 전남에서만 833개교가 폐교해 가장 많았고, 경북이 732개교로 그 뒤를 이었다. 경남 582개교, 강원 464개교, 전북 326개교 순으로 폐교 건수가 많았다.

대구도 인구 감소에 따른 폐교가 낯설지 않은 일이 되고 있다. 2012년 이후 매년 1개 이상의 학교가 학생 감소로 문을 닫고 있는 형편이다.

실제 대구시 북구에 위치한 조야초등학교는 전교생 수가 30명대로 줄어 올해부터 분교가 됐다. 인근 교동중학교는 아예 문을 닫았다.

교육부 추계 자료를 보면 올해 전국 초등학교 1학년 학생 수는 총 37만9천373명으로, 2학년 전체 학생 수 42만1천663명보다 4만여 명 적다. 초·중·고 전체 학생 수도 2020년 총 534만6천874명에서 2023년 520만2천237명, 오는 2029년엔 425만3천593명으로 점차 감소할 예정이다.

이런 학교들의 문제는 도시의 몰락과 이어지기에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

최재훈 달성군수가 가장 중요한 군정의 첫 번째로 '아이 키우러 오는 도시, 달성'을 꼽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두 아이의 아빠로서 평소 보육과 교육에 대한 고민이 많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최 군수는 "달성의 미래를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는 '보육'과 '교육'이다. 교육 때문에 다른 지역으로의 이사가 아닌 달성군으로 올 수 있게 만들겠다"고 했다.

대구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달성군이 저출생이라는 심각한 병에 걸린 대한민국에 치료제를 안겨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