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처 "LK-99 초전도체 아니다" 결론···금융당국 테마주 관리 강화

입력 2023-08-17 16:27:14 수정 2023-08-17 20:33:39

한국 연구진이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이 알려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검증위원회를 발족하고 대응에 나섰다. 연합뉴스
한국 연구진이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이 알려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초전도저온학회는 검증위원회를 발족하고 대응에 나섰다. 연합뉴스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한국 연구진이 개발한 상온·상압 초전도체로 알려진 'LK-99'가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사실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16일(현지시간) 공개했다.

네이처는 독일의 막스플랑크 고체연구소 연구팀이 LK-99의 순수한 단결정 합성에 성공했으며 LK-99 단결정은 초전도체가 아니라 절연체임을 밝혀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한국 연구팀이 제시한 초전도 유사 현상은 LK-99 제조 과정에서 생긴 불순물인 '황화구리'가 원인이 된 것으로 보고 "초전도 존재를 배제한다"고 결론 내렸다.

네이처에 따르면 독일 연구팀은 '부유 영역 결정 성장'(floating zone crystal growth) 기법으로 황(S)의 침투를 방지해 황화구리 불순물이 없는 순수한 LK-99 단결정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결과 LK-99 단결정은 초전도체가 아닌 저항이 수백만 옴(Ω)에 달하는 절연체로 밝혀졌다. 약간의 강자성과 반자성이 나타나지만, 자석 위에서 뜰 정도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실험을 주도한 파스칼 푸팔 박사는 "LK-99에서 발견된 초전도 유사 현상은 순수한 단결정에는 없는 황화구리 불순물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실험 결과는 (고체 특성을 규명하는데) 단결정이 필요한 이유를 정확히 보여준다"고 했다.

네이처는 한국 연구진이 지난달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아카이브'를 통해 '사상 최초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 발견'을 발표한 뒤 전 세계에서 큰 관심 속에 진행돼온 검증 작업을 소개하는 한편, 과학계가 이번 논란의 교훈을 되짚어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슬리 숩 프린스턴대 교수는 "이전부터 초전도 현상과 관련한 밀도함수이론(DFT)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는 강연을 해왔다. (이번 사건을 통해) 성급한 계산에 따른 교훈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했다.

초전도체 논란으로 국내 증권시장은 특정 테마주가 주도하는 과도한 쏠림 현상으로 진통을 겪었다. 초전도체와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종목도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되면서 급등락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금융당국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금융위원회는 "투자자에게 테마주 등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제공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고, 증권사 신용융자 공급이 적정한지 등을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관련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히 대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