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칼럼] 포항, 연구 중심 의대 설립으로 비상(飛上)해야

입력 2023-08-13 18:30:00 수정 2023-08-13 19:41:03

김병구 동부지역본부장

김병구 동부지역본부장
김병구 동부지역본부장

포항이 최근 2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되면서 비상(飛上)을 위한 한쪽 날개를 달았다. 다른 쪽 날개는 바로 바이오헬스 산업이다.

세계 최고 철강도시 포항이 2차전지와 바이오헬스라는 양 날개를 구축한다면 국내 대표적 첨단산업 도시로 크게 비상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헬스 시장이 확대되고, 기술 개발의 중요성도 점점 커지고 있다. 범국가적 차원에서 이런 추세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의사과학자의 체계적 양성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포항시 등에 따르면 바이오헬스 산업의 규모는 국내 3대 주력 산업(조선, 반도체, 자동차)의 3.4배로, 2020년 13조8천억 달러에서 연평균 6.1%씩 성장해 2026년에는 시장 규모가 19조7천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차전지, 수소, 바이오헬스 등 3대 미래산업 중 2개 분야를 선점해 주도권을 확보한다면 포항은 그야말로 최첨단산업 도시로 도약하게 되는 셈이다.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위해 가장 절실한 것은 혁신적인 의사과학자이고, 이런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연구 중심 의과대학 설립이 급선무다.

연구 중심 의대는 감염병, 난치병과 관련한 백신과 신약 개발, 스마트 의료 장비 개발 등 미래 바이오 기술 연구에 집중하는 의과대학과 대학원을 말한다. 포스텍은 현재 의학(2)-공학(4)-임상(2) 8년 복합 학위과정으로 운영하는 정원 50명의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다행히 '의사과학자 등 융복합 인재 양성'과 '지역 소재 연구중심대학 육성 추진' 등이 윤석열 정부 120대 국정 과제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대구경북지역 정책 과제에 포함돼 포스텍이 추진 중인 연구 중심 의대 설립이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연구 중심 의대 설립까지 의대 정원 확대, 대학원 설립 인가 등 거쳐야 할 난관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 6월 보건복지부가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정원 확대에 합의했지만, 의사들이 협회 회장단 불신임안을 발의할 정도로 반발이 심했던 터다.

포스텍은 물론 포항시, 경북도, 지역 병원 등이 혼연일체가 돼 연구 중심 의대 설립에 매진해야 한다는 얘기다.

의대 정원 확대를 위해서는 대한의사협회의 합의가 선행돼야 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 교육부 등의 공감대가 형성돼야 의대 설립이 가능하다. 때문에 이들 단체 및 중앙부처와의 긴밀한 협의와 설득에 포항시와 기관 단체, 정치권까지 모두 나서야 하겠다.

포항시와 포스텍 등은 그동안 의과대학 유치 추진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비전 선포식, 지역 의료계 간담회, 지역 병원과의 업무협약식, 국회 정책토론회 등을 통해 연구 중심 의대 설립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와 분위기 확산에 큰 역할을 해왔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의학과 공학의 융합을 통한 기술 혁신으로 미래 바이오 의료산업의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다"며 "향후 5년 안에 반드시 포스텍 연구 중심 의과대학과 스마트 병원을 건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병원에 간(肝) 바꾸러 가는 세상이 곧 온다. 무병장수를 위해 미국, 중국 등으로 오장육부를 교환하러 가서야 되겠느냐"며 포스텍 의대 설립을 통한 의사과학자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포항은 3·4세대 방사광가속기,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등 탄탄한 바이오 인프라를 갖추고, 지역 의료계와의 협력 관계도 긴밀하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의대 설립을 통한 의사과학자 양성의 최적지라고 장담할 수 있다. 특히 연구개발 특화 공과대학인 포스텍에서 연구 중심 의대를 만들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