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팬 밤잠 설치게 할' 유럽 프로축구 곧 개막

입력 2023-08-09 13:28:41 수정 2023-08-09 18:52:59

토트넘 손흥민, 부상 털고 득점왕 재등극 시동
둥지 옮긴 김민재, 이강인의 활약에도 기대감
EPL, 여전히 강한 맨시티에 아스널 등 도전

한국 축구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새 시즌 토트넘에서 다시 한 번 득점왕 타이틀을 노린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새 시즌 토트넘에서 다시 한 번 득점왕 타이틀을 노린다. 연합뉴스

한국인 스타들이 여럿 진출, 더욱 인기를 모으고 있는 유럽 프로축구가 이번 주말 2023-2024시즌을 시작한다. 특히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맹활약 중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겁다.

◆재도약 꿈꾸는 손흥민, 김민재, 이강인

손흥민은 2021-2022시즌 아시아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EPL 득점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엔 부상으로 예년과 같은 폭발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안와 골절, 스포츠 탈장에다 팀 부진이 겹치면서 고전했다.

그래도 시간이 흐를수록 힘을 내면서 14골을 기록했다. 리그 기록만 따지면 10골. 쉽진 않았으나 꾸준함을 증명했다. 부상을 털어 냈고, 프리시즌 친선전에서 보여준 경기력도 괜찮아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품게 한다.

토트넘의 개막전은 13일 오후 10시 열린다. 상대는 올 여름 19살 중앙 수비수 김지수를 영입한 브렌트포드다. 김지수는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20세 이하) 월드컵에서 눈에 띄는 활약으로 EPL 무대에 입성했다. 다만 프리시즌에 1군과 2군으로 오간 터라 개막전에서 데뷔할 지는 불투명하다.

EPL 울버햄프턴 소속 황희찬은 지난 시즌 허벅지 부상으로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했다. 새 시즌 각오를 다지고 있는 황희찬에게 뜻하지 않은 변수가 생겼다. 황희찬을 신임한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갑자기 지휘봉을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이적 시장에서 출혈이 많아 구단 수뇌부와 사이가 멀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근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 연합뉴스
최근 독일 프로축구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 연합뉴스

김민재는 탄탄한 체구에 빠른 발, 안정된 수비력에 공격 가담에도 능한 센터백. 많은 명문 클럽으로부터 구애를 받은 가운데 독일 분데스리가의 최강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프리시즌에서 장거리 패스로 도움을 기록하고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모습을 보여줬다. 새 시즌 뮌헨의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 축구의 미래 이강인은 올 여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떠나 프랑스 리그1의 최강 파리 생제르맹(PSG)에 둥지를 틀었다. 햄스트링 부상을 입었으나 프리시즌 번득이는 모습으로 건재함을 알렸다. 날카로운 패스와 탈압박 능력은 여전했다. PSG의 두 에이스 킬리안 음바페, 네이마르는 현재 이적설에 휩싸인 상태. 팀으로선 손해가 크지만 이강인에겐 기회일 수 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이강인. 연합뉴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이적한 이강인. 연합뉴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십은 지난 주말 개막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팀은 한국인 트리오가 몸 담은 명문 클럽 셀틱. 지난 겨울 공격수 오현규가 이적, 공식전 7골로 적응한 가운데 이번 여름 양현준과 권혁규가 합류했다. 한솥밥을 먹는 일본 선수 5명과 벌일 경쟁 구도가 관심을 끈다.

◆'이번에도 맨시티?' 인기 많은 EPL 판도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지난 시즌 EPL 우승 등 '유럽 트레블'(챔피언스리그 포함 3관왕)을 달성했다. 새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주장 일카이 귄도안이 이적했으나 지난 시즌 EPL 득점왕 엘링 홀란, 공격을 지휘하는 케빈 더브라위너 등 핵심 자원이 건재하다.

풍부한 자금력을 보유한 것에 비하면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인 건 아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자원은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민재와 더불어 최고의 센터백으로 꼽히는 요슈코 그바르디올을 영입했다. 왕성한 활동력과 공격력이 돋보이는 미드필더 마테오 코바치치를 보강, 귄도안의 빈자리를 메운다.

올 여름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은 크로아티아의 주전 센터백 요슈코 그바르디올. 맨시티 SNS 제공
올 여름 맨체스터 시티 유니폼을 입은 크로아티아의 주전 센터백 요슈코 그바르디올. 맨시티 SNS 제공

아스널은 지난 시즌 오랫동안 EPL 선두를 지키다 막판에 맨시티에 밀려 2위에 그쳤다. 새 시즌은 맨시티에 밀렸던 설움을 씻어낼 각오다. 프리시즌에서 준수한 경기력을 보여줬고 최근 커뮤니티실드에서는 맨시티를 제치고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전력을 보강하는 데도 신경을 썼다. 오래 눈여겨봤던 데클란 라이스를 데려오면서 중원을 두텁게 하는 데 성공했다. 카이 하베르츠와 율리엔 팀버 등을 영입해 공격진과 수비진 모두 보강했다. 새 시즌을 준비하기 위해 착실히 움직였다는 평가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둥지를 옮긴 라스무스 회이룬(왼쪽)과 맨유의 텐 하흐 감독. 맨유 SNS 제공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둥지를 옮긴 라스무스 회이룬(왼쪽)과 맨유의 텐 하흐 감독. 맨유 SNS 제공

명문 클럽이지만 한동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흐름은 좋지 않았다. 맨체스터의 주인 자리도 '시끄러운 이웃' 취급했던 맨시티에게 넘겨줬다. 하지만 텐 하흐 감독의 지도 아래 반등에 성공, 강호다운 면모를 되찾고 있다.

이번 여름 다양한 포지션을 보강했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미드필더 메이슨 마운트를 데려오고 주전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가 떠난 자리는 안드레 오나나로 메웠다. '덴마크의 엘링 홀란'으로 불리는 라스무스 회이룬으로 공격도 강화했다. 다만 회이룬이 허리 부상으로 출전 시간이 제한적일 것이란 말이 나오는 게 악재다.

전통의 강호 리버풀은 이적 시장에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다. 조던 헨더슨, 파비뉴 등 베테랑 선수 6명이 떠났는데 선수 보강 작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불만이 나온다. 미드필더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 도미니크 소보슬라이를 데려온 것 정도가 눈에 띄는 소식이다. 중원에서 경험 많은 선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와 위르겐 클롭 감독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과 그의 단짝인 주포 해리 케인.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의 손흥민(오른쪽)과 그의 단짝인 주포 해리 케인. 연합뉴스

손흥민의 토트넘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았다. 공격 축구를 표방하는 만큼 손흥민이 공격 본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에 영입한 공격형 미드필더 제임스 매디슨은 토트넘 공격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 다만 주포 해리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수 있다는 게 변수. 케인이 옮겨간다면 토트넘의 새 시즌도 험난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