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술관 소장품 구입·관리 과정 전반 부실 드러나

입력 2023-08-09 10:53:07 수정 2023-08-09 21:42:07

대구시 감사위원회, 대구미술관 특정감사 결과 발표
채용, 공사 계약 관련 등 24건 지적…기관 경고 처분

대구미술관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미술관 전경. 매일신문 DB

대구미술관이 진위감정서 없이 소장품을 구입하는 등 전반적인 운영에서 문제가 있음이 대구시의 감사를 통해 드러났다.

9일 대구시 감사위원회가 발표한 대구미술관 특정감사 결과 지적 건수는 총 24건으로, 기관 경고 처분과 함께 8명이 징계·훈계·주의 조치를 받았다.

대구미술관은 지난 5월 위작 판정을 받은 소장품 3점의 구입 과정에서 매도자가 작품 구입신청서의 작품 소장 경력, 작품 전시 경력란을 작성하지 않고 제출했음에도 별도의 보완없이 접수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이후 작품 수집 심의위원회를 거치면서도 해당 작품에 대한 진위감정서 보완 제출을 요구하거나 수집대상 작품에서 제외하는 등의 조치 없이 그대로 최종 구입을 심의·의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미술관은 이같은 소장품 위작 의혹이 2020년 12월 제기됐음에도 의혹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지 않고 감정 실시를 지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작품 수집 심의위원회만 운영하도록 한 '대구미술관 소장품 관리 규정'을 개정하지 않은 채 해당 위원회를 작품 선정 심의위원회와 가치 평가 심의위원회로 이원화해 운영한 것으로도 밝혀졌다.

소장품 관리 과정도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미술관은 그간 종이 이름표를 소장품 보관 상자 등에 부착하고, 소장작품등록대장을 엑셀과 연동해 관리해왔다.

대구시 감사위는 소장품의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전자태그를 도입하고,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배포 중인 소장품관리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소장품 관리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채용과 물품 구매 등 운영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대구미술관을 관리하는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은 개방형 직위 채용 때 심사위원들의 근무경력 등이 포함된 프로필을 사전에 받지 않아, 응시자와 근무경력 등이 일치하는 위원을 심사에서 배제하지 않고 절차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심사 서류에 응시자의 이름을 기재해 공정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시 공간 조성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체결하면서 특정 업체에 계약이 편중된 사실도 드러났다. 대구미술관은 해당 업체가 특허 보유 업체로 공사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 효과가 있었고, 여성기업 제품 구매 증대를 위해 수의계약을 체결했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대구시 감사위는 계약의 투명성 확보를 저해하고 지역 업체의 계약 참여 기회를 떨어뜨린 결과라고 봤다.

또한 일부 대구미술관 직원이 건강검진 관련 공가를 부적정하게 사용해 연가보상비를 받거나, 복지포인트를 부적정하게 사용한 사실도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