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부] 文 정부와 호남

입력 2023-08-07 20:12:17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문재인 정부의 최대 지역적 기반은 호남이다. 그만큼 문재인 정권은 호남에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관대작(高官大爵) 상당수가 호남 출신들로 채워졌고, 각종 투자도 잇따랐다. 그런데 지금 호남은 문재인 정권의 아낌없는(?) 지원 탓에 난데없는 비판과 어려움에 처해 있다. 사상 최악이라는 비난을 한몸에 받고 있는 '새만금 잼버리'(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대표적이다.

중앙정부의 적극 개입으로 다소 문제가 완화되기는 했지만, 4만3천여 명의 세계 청소년이 참여한 새만금 잼버리는 폭염 속에서 시설·설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온열환자가 속출하면서 세계적 비난과 우려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2030 부산 엑스포 유치에도 치명적이라는 분석이다. 바다를 메운 습지 벌판에서 장마에 뒤이은 폭염이 찾아오는 시기에 잼버리 대회를 개최한다는 발상 자체가 황당하다. 또한 애초부터 문제가 예상됐으면 철저히 대책을 마련하고실행하는 것이 마땅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실질적인 업무를 담당한 전북도는 잼버리 홍보·선전에만 열을 올렸을 뿐, '잼버리는 원래 극기 훈련'이라며 안전 대책 마련과 행사 준비에 소홀했다. 그래서 이것저것 합쳐 2천억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는 '돈'의 쓰임새에 대한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심지어 '한식구'로 여겨졌던 민노총 전북본부까지 전북도와 더불어민주당을 싸잡아 비난하고 나섰다. 일단 아무런 불상사 없이 새만금 잼버리가 마무리된 뒤, 도대체 문재인 정부-전북도-민주당 인사들 간에 잼버리 행사와 예산을 둘러싸고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철저한 감사와 수사가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이 아니다. 2021년 7월 문재인 정부의 '군산형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 에디슨모터스에 대출해 준 돈 100억 원을 전북 도민의 혈세로 갚아준 사실이 드러났다. 2021년 7월은 강영권 전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주가 조작에 나선 시점이다.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 군산시가 '사기꾼'을 위해 엉터리 사업을 추진하고 혈세를 낭비한 것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도 에디슨모터스에 417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왠지 호남 주민들이 이권 카르텔에 철저히 이용당한 느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