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라이온즈파크 살인 예고글…대구 도심 첫 장갑차도 등장도(종합)

입력 2023-08-06 09:03:30 수정 2023-08-06 20:58:46

지난 5일 KBO어플에 살인 예고글 올라와...시민이 경찰에 신고
경찰, 특공대와 장갑차 동원해 순찰 강화해

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5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흉기 난동' 예고에 대비해 출동한 경찰특공대원들이 순찰을 하고 있다. 이날 오후 KBO 애플리케이션에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글이 게재됐다는 시민 신고를 확인한 대구경찰청은 경찰관을 긴급 배치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전국적으로 온라인을 통해 살인 예고글이 잇따르는 가운데 야구 경기가 열리고 있던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도 칼부림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와 시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경찰은 특공대와 장갑차를 동원해 순찰활동을 강화하는 등 강력 대응을 선언했다.

지난 5일 오후 3시 39분쯤 KBO 어플 '삼성-LG 경기 응원하기' 코너에는 흉기 난동을 예고하는 글이 올라왔다. 오후 5시쯤 이 글을 본 시민이 경찰에 신고했고 대구경찰청 사이버 수사대가 게시자 추적에 나섰다.

이 일로 갑작스레 야구장 내·외부로 경찰 병력이 증가하자 모처럼 주말을 맞아 야구 경기를 관람하러 간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블루존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던 김효상(25) 씨는 "처음에는 구역별로 경찰 기동대가 1, 2명씩 배치됐다가 오후 6시 30분이 지나가자 경찰병력이 부쩍 늘어났다"며 "안내방송도 따로 없어 괜히 불안했었는데 뉴스를 보고 나서 살인 예고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외야석에서 경기를 보고 있던 박성열(29) 씨는 "경기장 입구부터 경찰들이 많이 배치된 것을 보고 불안함을 느꼈다"며 "야구장에 갑자기 경찰이 있는 게 어색하기도 했지만 그 덕에 끝까지 안심하고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고 했다.

경찰은 특공대와 기동대, 지역 경찰 등 인력 200명과 장갑차 등을 현장에 동원해 삼성라이온즈파크 인근 순찰에 나섰다. 오후 6시에 정상적으로 시작한 경기는 2시간 30분쯤 뒤 끝났고 다행히 칼부림 등 흉기 난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난 4일 전국적으로 특별치안활동이 선포됨에 따라 대구경찰청은 이날 삼성라이온즈파크뿐 아니라 대구국제공항, 반월당역, 동대구역, 중앙로 등 다중밀집시설을 대상으로 순찰을 강화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주요 장소에는 기동대 200명, 지역 경찰관 660명, 형사 50명 등 1천116명이 투입됐다.

특히 장갑차와 특공대는 이날 오전부터 중앙로, 반월당역, 동대구역 등을 잇따라 돌며 특별 순찰에 나서기도 했다. 대구 도심에서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장갑차가 배치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은 "경찰은 테러행위 수준의 강력 범죄가 연달아 발생한 것에 대해 엄중하고 위급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경찰의 역량을 총동원해 시민이 안심하고 거리를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4일 특별치안활동이 선포되자 5일 대구 도심에는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처음으로 장갑차가 등장했다. 대구경찰청 제공
지난 4일 특별치안활동이 선포되자 5일 대구 도심에는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처음으로 장갑차가 등장했다. 대구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