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70년' 더 굳어진 한미일 vs 북중러…한반도 '신냉전 구도' 더 격화

北 김정은, 중러 고위 인사 초청…초밀착 관계 대내외에 과시
러 국방장관에 무기 홍보도…자유진영 3각 공조에 '맞불'

러시아와 중국 고위 관리들을 초청해 연 북한 전승절 기념공연 모습. 김정은 국무위원장 왼쪽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오른쪽이 리훙중(李鴻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 출처=조선중앙통신

북한이 전승절(27일 한국전쟁 정전협정일)을 기념해 러시아와 중국 고위인사를 초청해 북중러 동맹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있다.

올해는 70주년인데다, 한미일 공조에 맞서기 위해 다채로운 대외과시용 행사를 기획함으로써 한반도에 신냉전 분위기를 고조시킨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선 전 세계에 코로나팬데믹이 해제된데다, 군 사기진작과 내부 결속 강화 뿐 아니라 한미일 공조에 맞서기 위한 '일석이조' 효과를 노린 대규모 행사로 준비한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리훙중(李鴻忠)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국회부의장 격),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 등 중·러 대표단과 함께 기념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은 전승절 70주년 기념 우표와 엽서를 발행했으며, 대규모 열병식도 준비했다.

북한은 전날인 26일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린 중국 대표단 환영 연회에서 "우리는 조국해방전쟁(6·25전쟁)의 위대한 승리사와 조중(북중)친선 역사에 빛나는 한 페이지를 아로새긴 용사들의 영웅적 위훈과 공적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함으로써 조-중 연대가 전에 없이 강고함으로 대내외에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러시아 대표단과는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26일 세르게이 국방장관에게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8형' 등 집중 개발 중인 전략무기를 직접 소개했다.

무기거래설까지 나오고 있는 북한과 러시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을 극진히 대접하고, 각종 무기를 직접 설명까지 했다. 출처=조선중앙통신

우크라이나아 전쟁중인 러시아에 자국 생산 무기 판매 거래설까지 나오게 만들었다. 때문에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자신보다 격이 낮은 러시아 국방장관을 안내하며 무기를 소개한 자체가 '무기 세일즈'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장관이 김 위원장을 단독으로 접견한 것 자체가 처음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러 간 무기 거래는 안보리 대북제재의 핵심을 위반하는 것으로 국제사회의 대북 봉쇄 조치에 함께 구멍을 뚫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북한은 쇼이구 장관 일행에게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무인공격기도 공개했다. 27일 조선중앙TV가 방송한 전시회 오프닝 영상에는 '북한판 글로벌호크'가 비행하는 모습과 '북한판 리퍼'가 공대지 미사일을 쏘는 장면이 이어졌다.

한편, 북한은 정전협정 체결 20주년인 1973년부터 7월27일을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로 정해 경축하고 있으며, 김일성 전 주석이 이끈 인민군이 6·25전쟁에서 미군에 승리했다며 자축하고 군의 사기를 북돋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