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영 르네상스 열릴까…황선우·이호준·김우민 '황금세대' 상승세

입력 2023-07-26 10:58:25 수정 2023-07-26 17:55:40

황선우, 후쿠오카 선수권 자유형 200m서 동메달
대구시청 이호준도 같은 종목 결승에 진출해 6위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 자유형 400m서 5위 올라
황·이·김, 28일 남자 계영 800m에 나란히 출전

동메달을 획득한 황선우가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세계수영선수권 남자 200m 자유형 메달 세리머니에서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동메달을 획득한 황선우가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세계수영선수권 남자 200m 자유형 메달 세리머니에서 메달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수영에도 봄바람이 분다. 외롭게 물살을 갈랐던 박태환의 뒤를 잇는 황선우(20·강원도청)는 혼자가 아니다. 황선우에다 이호준(22·대구광역시청)과 김우민(22·강원도청) 등 '황금 세대'가 한국 수영의 르네상스를 불러올지 기대를 모은다.

황선우는 25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2023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수영선수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출전, 1분44초42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한국 신기록과 함께 동메달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황선우는 꾸준히 페이스를 잃지 않고 상위권을 유지, 메달을 목에 걸었다. 1위 매튜 리처즈(1분44초30), 2위 톰 딘(1분44초32)와 근소한 차이로 뒤졌다. 황선우가 꾸준히 한국 신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파리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다는 희망도 보인다.

황선우가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세계수영선수권 남자 200m 자유형 결승에서 3위를 기록한 뒤 휴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선우가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세계수영선수권 남자 200m 자유형 결승에서 3위를 기록한 뒤 휴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동안 한국 수영은 걸출한 재목이 나타나 외롭게 역영하는 구도였다. 1970~80년대 아시아 무대를 휘저었던 조오련과 최윤희 이후 한동안 조용했다. 그러다 등장한 천재가 박태환. 2007 세계선수권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딴 데 이어 이듬해 베이징 올림픽 같은 종목에선 한국 수영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황선우는 선배들과 달리 외롭지 않다. 25일 열린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황선우는 3레인에 섰는데 7레인에는 동료 이호준(6위·1분46초04)이 있었다. 한국 남자 수영은 같은 종목에 세계선수권 출전 선수 2명을 내보지도 못했으나 이번에 자유형 단거리에서 2명이 결승 무대에서 뛰는 새 모습을 연출했다.

이호준이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세계수영선수권 남자 200m 자유형 결승전을 마치고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호준이 25일 일본 후쿠오카 마린 메세 후쿠오카홀에서 열린 2023세계수영선수권 남자 200m 자유형 결승전을 마치고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회 남자 자유형 200m에 출전한 선수는 모두 72명. 이 가운데 8명이 결승 무대에 올랐고 그 중 2명이 태극 마크를 달고 있었다. 황선우와 이호준 모두 세계적 수준이라는 점을 증명했다. 천재 1명이 아니라 팀원들이 함께 잘 해야 하는 계영에서도 결승행을 넘어 메달권에 들 수 있다는 얘기다.

김우민은 이번 대회 200m에 출전하지 못했다. 올해 초 국가대표 선발전 남자 자유형 200m에서 황선우, 이호준과 함께 국제수영연맹 A기록(1분47초06)을 통과했다. 하지만 한 나라에서 2명까지만 단일 종목에 출전할 수 있어 선발전 3위였던 김우민은 200m에 나설 순 없었다.

한국 남자 수영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 김우민 SNS 제공
한국 남자 수영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 김우민 SNS 제공

그래도 김우민은 중장거리 간판답게 자유형 400m에서 빛을 발했다. 결승에서 3분43초92로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5위에 올랐다. 특히 이 종목에 출전한 아시아 선수 11명 가운데 1위를 기록,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빛 낭보를 전할 가능성도 커졌다. 예선 탈락했지만 자유형 800m에서도 아시아 선수 가운데 1위였다.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은 28일 함께 물살을 가른다. 대회 남자 계영 800m에 함께 출전한다. 단체전에선 황선우 혼자 성과를 낼 수 없다. 하지만 황선우는 더 이상 홀로 빛나는 별이 아니다. 한국 수영의 미래들이 어떤 호흡을 보여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번 대회를 넘어 올 가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일궈낼 성과도 기대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