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추락, 금쪽이 탓?…오은영 "교사 권리도 소중하다"

입력 2023-07-26 08:20:09

"'금쪽이'는 인간 개조 프로그램 아냐…치료가 아닌 방향 제시"
"훈육은 매우 중요…'훈육하지 말라'는게 아니라 '때리지 말라'는 것"

오은영 박사가 3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오은영 박사가 30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제3회 대한민국 어린이대상' 시상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불붙은 교권 침해 문제와 관련해 일각에서 책임론이 거론되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가 안타까움을 표하며 직접 입을 열었다.

오 박사는 25일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최근에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에 저 역시 마음이 아프다.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조심스레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육아 솔루션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새끼'(채널A·이하 금쪽이) 등을 통해 소개된 자신의 훈육법이 교권 추락의 원인으로 지적되는 상황에 대해선 안타까움을 표했다.

'몇 차례 상담이나 교육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 아동을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환상을 만들어낸다'는 비판에 대해서 "'금쪽'이는 인간 개조 프로그램이 아니다"라며 "'이랬던 아이가 이렇게 변했다'가 아니라 육아의 길을 잃은 부모가 문제를 공개하고, 문제의 원인과 이유에 대해 같이 의논하고, 앞으로의 육아 방향에 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라고 강조했다.

오 박사는 아동 솔루션이 단기간의 상담과 교육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분명히했다. 그는 "금쪽이에서도 나는 약물치료가 필요하면 전문의를 만나라고 한다. 입원 치료가 필요하면 입원하라고 끊임없이 이야기한다"며 "단시간에 좋아지지 않으니 지치지 말라고, 지쳐도 힘을 내라고 한다. 한두 번으로 좋아진다고 말한 적도 없고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이어 "금쪽이는 치료가 아닌 방향을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방송만 보고 '개조가 안 됐네' '솔루션이 실패했네'라고 하지만, 이 프로그램은 실패와 성공으로 나누지 않는다. 다양한 면들이 있다는 것을 같이 알아보자는 취지"라고 밝혔다.

오 박사는 교권 추락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체벌 없는 훈육' 교육관과 관련해선 "2005년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할 때도 가장 중요시한 게 훈육이었다"며 "부모는 아이들이 잘못된 행동을 하면 가르쳐야 한다. 근데 그때까지만 해도 부모들이 아이들을 많이 때렸다. 훈육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때리지 말라고 했다. 훈육은 평생 강조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서 "학교 선생님을 때린 아이의 근본적 원인은 옳고 그름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서"라며 "훈육은 옳고 그름을 가르치고, 하지 말아야 할 것과 참는 것을 가르치고, 그걸 통해 자기 조절 능력을 배우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 박사는 "누구의 권리는 덜 소중하고 더 소중하겠나. 학생뿐만 아니라 선생님들의 권리 역시 소중하다"며 "안타까운 목숨을 잃은 선생님에 나 역시 가슴이 아프다. 그러나 교권이 추락한 것은 아이들을 때리지 않기 때문이라는 일부 대중들의 논리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