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썩은 포도알·수박 골라내고…민주당, 충남 부여 찾아 수해 복구 구슬땀

입력 2023-07-25 22:20:36 수정 2023-07-27 01:06:53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동리 일대서 지도부 등 300여 명 자원 봉사
이재명 "전국적으로 수재 피해가 대규모… 신속하게 피해 지원 필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동리 일대 포도 농가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동리 일대 포도 농가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적으로 수재 피해가 워낙 대규모이고, 인명 피해도 10년 만에 최대치라 할 만큼입니다. 신속하게 피해 지원이 필요합니다."

25일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를 본 충남 부여군 농가에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이 모였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의원단, 당직자, 당원 등 300여 명은 무더위 속에 수해복구 봉사활동에 나섰다.

부여군은 이번 수해로 여의도 면적 11배에 달하는 3천542ha의 농경지가 침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민주당이 복구에 나선 정동·자왕지구는 지역 내 4대 특작원예 시설 중 한 곳으로 수박과 멜론, 샤인머스켓 등을 재배한다.

25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동리 일대 농가에서 침수 피해를 입은 수박들이 방치 돼 있다. 강영훈 기자
25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동리 일대 농가에서 침수 피해를 입은 수박들이 방치 돼 있다. 강영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동리 일대 포도 농가에서 피해 농민과 대화하고 있다. 강영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5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동리 일대 포도 농가에서 피해 농민과 대화하고 있다. 강영훈 기자

민주당 자원봉사자들은 침수된 비닐하우스 내부를 정리하는 일에 힘을 쏟았다. 비닐하우스 내 분무용 호수 등을 밖으로 꺼내고, 죽은 덩굴줄기 제거 등 작업을 했다.

이재명 대표는 샤인머스켓 재배 비닐하우스에서 썩은 포도알을 골라내는 작업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이 대표는 "얼마나 정성스레 키웠을 텐데, 가슴이 아플 것 같다"며 "농민들은 농작물을 보면 자식 자라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수박 재배 비닐하우스에서 침수돼 썩은 수박과 덩굴 제거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역 농민들은 수박 농가의 경우 출하를 불과 며칠 앞두고 수해를 봤다며 사정을 설명했다.

이 대표는 "수박만 썩은 게 아니라 농민 분 마음도 다 썩어 들어가겠다"며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공감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농사짓는 분이나 일상생활하는 농민 분은 비를 피하려 최선을 다하고 있을텐데, 방재 책임을 맡은 공직자들이 조금 더 마음을 쓰고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당직자, 당원들이 25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동리 일대 농가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강영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의원 및 당직자, 당원들이 25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동리 일대 농가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강영훈 기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5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동리 일대 농가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강영훈 기자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5일 충남 부여군 부여읍 정동리 일대 농가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강영훈 기자

이날 오전 10시쯤 시작된 봉사활동은 한낮 뜨거운 태양빛 탓에 비닐하우스 내 작업이 어려울 지경인 오후 3시까지 이어졌다. 작업 전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이번 수재 피해가 크다. 신속하게 지원이 필요하다"며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정부에 거듭 요청하기도 했다.

일부 주민들은 관계 당국이 집중호우가 예상되는데도 배수장 관리 등 대처를 제대로 못해 수해가 났다는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봉사가 진행되는 도중 한 차례 거센 소나기가 쏟아져 작업자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고통받는 국민과 함께 그 고통을 공감하고 나눈다는 게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들이 매일 와서 일손을 덜어드릴 수가 없기 때문에 재난 예방책을 마련하는 것에 힘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피해 지원을 현실화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농민들의 절실한 요망"이라고 전했다.